육조단경

24.[육조단경] 二三. 頓 修

쪽빛마루 2010. 2. 3. 11:55

二三.  頓   修

世人盡傳 南能北秀 未知根本事由 且秀禪師 於荊

  세  인  진  전    남  능  북  수    미  지  근  본  사  유      차  수  선  사    어  형

南府當陽縣玉泉寺 住持修行 惠能大師 於韶州城

  남  부  당  양  현  옥  천  사     주  지  수  행    혜  능  대  사     어  소  주  성

東 三十五里曹溪山 住 法卽一宗 人有南北 因此便

  동   삼  십  오  리  조  계  산      주   법  즉  일  종     인  유  남  북     인  차  변

立南北 何名漸頓 法卽一種 見有遲疾 見遲卽漸 見

  립  남  북    하  명  점  돈     법  즉  일  종    견  유  지  질    견  지  즉  점    견

疾卽頓 法無漸頓 人有利鈍故 名漸頓 神秀師嘗見

  질  즉  돈    법  무  점  돈    인  유  이  둔  고      명  점  돈    신  수  사  상  견

說惠能法 疾直指路 秀師遂喚門人僧志誠曰 汝

  인   설  혜  능  법     질  직  지  로     수  사  수  환  문  인  승  지  성  왈     여

聰明多智 汝與吾至曹溪山 到惠能所 禮拜但聽 莫

  총  명  다  지    여  여  오  지  조  계  산     도  혜  능  소     예  배  단  청    막

言吾使汝來 所聽得意旨記取 却來與吾說 看惠能見

  언  오  사  여  래    소  청  득  의  지  기  취     각  래  여  오  설     간  혜  능  견

解與吾誰疾遲 汝第一早來 勿令吾怪 志誠 奉使歡

  해  여  오  수  질  지    여  제  일  조  래     물  령  오  괴    지  성     봉  사  환

喜 遂半月中間 卽至曹溪山 見惠能和尙 禮拜卽聽

  희   수  반  월  중  간     즉  지  조  계  산     견  혜  능  화  상    예  배  즉  청

不言來處 志誠聞法 言下便悟 卽契本心 起立卽禮

  불  언  래  처    지  성  문  법    언  하  변  오     즉  계  본  심    기  립  즉  예

拜 自言和尙 弟子從玉泉寺來 秀師處 不得契悟 聞

  배    자  언  화  상    제  자  종   옥  천  사  래    수  사  처     부  득  계  오    문

和尙說 便契本心 和尙慈悲願當敎示 惠能大師

  화  상  설    변  계  본  심     화  상  자  비  원  당  교  시    혜  능  대  사

曰 汝從彼來 應是細作 志誠曰 未說時卽是 說了不

  왈   여  종  피  래     응  시  세  작    지  성  왈     미  설  시  즉  시    설  료  불

是 六祖言 煩惱卽是菩提 亦復如是 大師謂志誠曰

  시   육  조  언      번  뇌  즉  시  보  리    역  부  여  시     대  사  위  지  성  왈

吾聞汝禪師敎人 唯傳戒定惠 汝和尙 敎人戒定

  오  문  여  선  사  교  인    유  전  계  정  혜     여  화  상     교  인  계  정

惠 如何 當爲吾說 志誠曰 秀和尙言戒定惠 諸惡不

  혜    여  하    당  위  오  설     지  성  왈    수  화  상  언  계  정  혜     제  악  부

作名爲戒 諸善奉行名爲惠 自淨其意名爲定 此卽名

  작  명  위  계    제  선  봉  행  명  위  혜     자  정  기  의  명  위  정     차  즉  명

爲戒定惠 彼作如是說 不知和尙所見 如何 惠能和

  위  계  정  혜    피  작  여  시  설     부  지  화  상  소  견    여  하     혜  능  화

尙答曰 此說不可思議 惠能所見 又別 志誠問 何以

  상  답  왈    차  설  불  가  사  의     혜  능  소  견     우  별    지  성  문    하  이

惠能答曰 見有遲疾 志誠請和尙說所見戒定

  별   혜  능  답  왈     견  유  지  질     지  성  청  화  상  설   소  견  계  정  혜  

大師言 汝聽吾說 看吾所見處 心地無非自性戒 心

  대  사  언    여  청  오  설    간  오  소  견  처      심  지  무  비  자  성  계    심

地無亂是自性定 心地無癡自性惠 能大師言 汝戒定

  지  무  란  시  자  성  정     심  지  무  치  자  성  혜     능  대  사  언    여  계  정

惠 勸小根諸人 吾戒定惠勸上根人 得悟自性 亦不

  혜   권  소  근  제  인     오  계  정  혜  권  상  근  인     득  오  자  성     역  불

立戒定惠志誠言請 大師說 不立如何 大師言 自性 

  립  계  정  혜  지  성  언  청     대  사  설    불  립  여  하    대  사  언     자  성

無非無亂無癡 念念般若觀照 常離法相 有何可立

  무  비  무  란  무  치    념  념  반  야  관  조      상  리  법  상    유  하  가  립  자

性頓修 立有漸 此所以不立 志誠禮拜 便不離曹溪

 성  돈  수     입  유  점    차  소  이  불  립     지  성  예  배    변  불  리  조  계

山 卽爲門人 不離大師左右

  산    즉  위  문  인    불  리  대  사  좌  우 

 

 

 

 

23. 頓 修 (돈 수)

 세상 사람이 다 전하기를 ‘남쪽이 혜능이요 북쪽은 신수’라고 하나, 아직 근본 사유를 모르는 말이다.

 또 신수선사는 형남부 당양현 옥천사에 주지하며 수행하고, 혜능대사는 소주성 동쪽 삼십오 리 떨어진 조계산에 머무시니, 법은 한 종(宗)이나 사람에게 남쪽과 북쪽이 있어 이로 말미암아 남쪽과 북쪽이 서게 되었다.

 어떤 것을 ‘점(漸)’과 ‘돈(頓)’이라고 하는가?

 법은 한 가지로되 견해에 더디고 빠름이 있기 때문이다. 견해가 더딘 즉 ‘점’이요 견해가 빠른 즉 ‘돈’이다. 법에는 ‘점’과 ’돈‘이 없으나 사람에게는 영리함과 우둔함이 있는 까닭으로 점’과 ‘돈’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일찍이 신수스님은 사람들이 혜능스님의 법이 빠르고 곧게 길을 가리킨다고 말하는 것을 보았다. 신수스님은 드디어 문인 지성스님을 불러 말하였다.

 “너는 총명하고 지혜가 많으니, 나를 위하여 조계산으로 가라.

 가서 혜능스님의 처소에 이르러 예배하고 듣기만 하되, 내가 보내서 왔다 하지 말라. 들은대로 그 뜻을 기억하여 돌아와서 나에게 말하여라. 그래서 혜능스님의 견해와 나와, 누가 빠르고 더딘지를 보게 하여라. 너는 첫째로 빨리 오너라. 그래서 나로 하여금 괴이하게 여기지 않도록 하라.”

 지성은 기쁘게 분부를 받들어 반 달쯤 걸려서 조계산에 도달하였다. 그는 혜능스님을 뵙고 예배하여 법문을 들었으나 온 곳을 말하지 않았다.

 지성은 법문을 듣고 그 말끝에 문득 깨달아 곧 본래의 마음에 계합하였다. 그는 일어서서 예배하고 스스로 말하였다.

 “큰 스님이시여, 제자는 옥천사에서 왔습니다. 신수스님 밑에서는 깨치지 못하였으나 큰 스님의 법문을 듣고 문득 본래의 마음에 계합하였습니다. 큰스님께서는 자비로써 가르쳐 주시기 바라옵니다.”

 혜능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거기에서 왔다면 마땅히 염탐꾼이렸다!”

 지성이 말하였다.

 “말을 하기 이전에는 그렇습니다만, 말씀을 드렸으니 이미 아니옵니다.”

 육조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번뇌가 곧 보리임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대사께서 지성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들으니 너의 스님이 사람을 가르치기를 오직 계ㆍ정ㆍ혜를 전한다고 하는데, 너의 스님이 사람들에게 가르치는 계ㆍ정ㆍ 혜는 어떤 것인가? 마땅히 나를 위해 말해 보라.”

 지성이 말하였다.

 “신수스님은 계ㆍ정ㆍ혜를 말하기를 ‘모든 악을 짓지 않는 것을 계라고 하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는 것을 혜라고 하며, 스스로 그 뜻을 깨끗이 하는 것을 정이라고 한다. 이것이 곧 계ㆍ 정ㆍ혜이다’고 합니다. 신수스님의 말씀은 그렇거니와, 큰스님의 의견은 어떠신 지 알지 못합니다.”

 혜능스님께서 대답하셨다.

 “그 법문은 불가사의하나 혜능의 소견은 또 다르니라.”

 지성이 여쭈었다.

 “어떻게 다릅니까?”

 혜능스님께서 대답하셨다.

 “견해에 더디고 빠름이 있느니라.”

 지성이 계ㆍ정ㆍ혜에 대한 스님의 소견을 청하였다.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말을 듣고서 나의 소견을 보라. 마음에 땅에 그릇됨이 없는 것이 자성의 계요, 마음의 땅에 어지러움이 없는 것이 자성의 정이요, 마음의 땅에 어리석음이 없는 것이 자성의 혜이니라.”

 혜능대사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계ㆍ정ㆍ혜는 작은 근기의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요, 나의 계ㆍ정ㆍ혜는 높은 근기의 사람에게 권하는 것이다. 자기의 성품을 깨치면 또한 계ㆍ정ㆍ혜도 세우지 않느니라.”

 지성이 여쭈었다.

 “큰스님께서 세우지 않는다고 말씀하시는 뜻은 어떤 것입니까?”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자기의 성품은 그릇됨도 없고 어지러움도 없으며 어리석음도 없다. 생각 생각마다 지혜로 관조하여 항상 법의 모양을 떠났는데, 무엇을 세우겠는가. 자기의 성품을 단박 닦으라. 세우면 점차가 있으니 그러므로 세우지 않느니라.”

 지성은 예배하고서 바로 조계산을 떠나지 아니하고 곧 문인이 되어 대사의 좌우를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