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수행 일지

백련암 가는 길(10/7/24)

쪽빛마루 2010. 7. 26. 21:45

날씨가 무지 덥다.

하루가 너무 짧은 것 같다.

새벽에 눈 붙일 시간도 없이 벌써 백련으로 향할 시간이 되어있다.

그래도 왠지 오늘은 마음의 여유가 있다.

내일은 오후에 출근을 안해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일요일 오후에 출근할 경우엔 출근이라는 그 단어만으로도 마음을 바쁘게 만든다.

백련암을 향해 가는 길가엔 배롱나무 꽃들이 바톤을 이어받아 색색깔로 이쁘게 피어있다.

1년 4계절 돌아 가면서 피는 꽃들이 이제 머리속에 제대로 들어 앉는 모양이다.

바로 앞도 분간 못할 정도의 강한 소나기를 뚫고 지나니 소나무 숲의 상큼한 향기와 함께 어우러진 홍류동계곡의 물소리가 반겨준다.

저녁 예불시간 강한 소나기가 다시 내리면서 더운 열기를 식혀 주면서 기도의 적정 환경을 맞춰 주고 있다.

입승자격도 갖추지 못하고 입승을 본다는 자체가 모든 도반님들께 피해를 주는 것 같아 매우 조심스럽다.

그래도 실수와 미비한 점 등을 너그럽게 봐 넘겨주시니까 고맙고,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

멀리 가평에서, 대구에서 오신 고등학생, 부산에서 오신 두 보살님등 처음 오신 도반님들도 한배 한배 정성껏 열심히 기도에 정진하고 계신다.

기도 중간 쉬는 시간에 모두들 하늘을 쳐다보고 보름달과 달무리를 보고 감탄하고 계신다.

새벽녘이 되자 산사의 공기는 쌀쌀함을 느끼게 한다.

딱따구리가 쪼아대는 소리와 함께 산사의 아침은 선계가 따로 없다는 생각을 한다.

오늘도 이렇게 하룻밤을 정신차리고 보낼수 있게 해 주신 여러 도반님들께 고맙고 감사함을 전합니다.

모두들 수고많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