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화선 - 수행방법
간화선 - 수행방법
조사가 되려면 이 화두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래서 화두를 조사관 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화두는 ‘문 없는 문’이다. 생각으로 접근하는 길을 철저히 닫기 때문이다. 그러나 끝내는 열릴 수밖에 없는 문이다. 화두는 이성적인 판단에서 내린 긍정과 부정의 길을 모두 차단한다고 해서 배촉관 (背觸關)이라고도 한다. ‘배’는 부정을 뜻하고 ‘촉’은 긍정을 뜻한다.
옳다고 해도 벗어나고 그르다고 해도 벗어난다. 목탁을 목탁이라고 하면 그 목탁 에 걸려 목탁이라는 말에 매몰되고 목탁이 아니라고 해도 벗어나는 것 이다. 화두는 인간이 이름을 붙이기 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름이나 명칭 은 그것의 한 측면이거나 상징적 언어일 뿐이다. 입을 연즉 진실과는 등지 는 그야말로 개구즉착(開口卽錯)이다.
화두 수행에는 중요한 두 가지 요소가 있다. 그 하나는 선지식이고 또 하나는 발심(發心)즉, 깨달음을 추구하는 마음이다. 화두를 타파하여 깨달음을 얻고야 말겠다는 분명한 의지가 있지 않으면 화두는 수행자의 마음자리에 잡히지 않는다. 선지식은 바로 그러한 수행자에게 발심이라는 씨앗을 심어주고 강한 동기 부여의 역할을 한다. 화두를 들려면 발심이 있어야 한다.
진정한 자기를 보고자 하는 마음이 천지간에 사무쳐야 한다. 발심이 얼마나 절박하느냐에 따라 화두에 대한 의심도 절박해진다. 그래서 선지식들은 당부하고 있다. 화두를 들 때는 홀어머니가 전쟁터에 보낸 외동아들을 생각하듯, 생사라는 두 글자를 눈썹에 붙여놓고 머리위에 타오르는 불을 끄듯 절박한 심정으로 화두를 들라고 한다.
이 커다란 의심은 나도 없고 너도 없으며 의심 하나만 또렷하게 살아있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 ‘의심하는 나’는 있을 수 없다. 나는 철저히 죽어 없어지고 의심만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의심이 간절해야 어떤 자극이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고 어떤 경계에 부딪혀도 중심을 잃지 않는다.
간화선 수행을 하려면 자신이 부처라는 확고한 신심(信心)과 큰 의심 그리고 대분심(大憤心)을 내야 한다. 내 자신이 원래 부처임에도 불구하고 중생놀음을 하고 있는 처지에 대해 억울하고 분한 마음을 내는 것이 대분심이다. 이러한 분심이 분명해야 공부 중에 잡념이나 번뇌 망상이 올라오더라도 다시 정신을 바짝 차리고 화두와 겨룰 수 있게 된다.
[대한불교조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