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수행법

간경 - 수행방법

쪽빛마루 2010. 11. 14. 05:00

간경 - 수행방법

 

 

 

경전이 부처님의 참된 말씀이자 가르침임을 확고하게 믿고 경전을 부처님의 분신으로 여기는 데서부터 간경은 출발하기 때문이다. 즉, 경전을 분석하고 따지는 것이 아닌, 부처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신심을 바탕으로 경전을 대할 때 이치가 밝아지고 지혜의 길이 열린다.

간경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1) 경전의 내용을 이해한 다음에 독송해야 한다.

경전은 부처님이 그 상황과 근기에 맞게 법을 펼치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부처님이 그 경전을 통해서 무슨 말씀을 하고자 하신 것인지 잘 파악해야 한다. 말씀의 의미는 무엇이며 각각의 구절에서 말씀하고자 하는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부처님 말씀이 마음속으로 깊이 들어오게 된다. 부처님 말씀의 의미도 모르고 입으로만 외운다면 그것은 부처님 말씀을 실답게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하기 어렵다.

(2) 독송하기에 앞서 헐떡이는 마음을 쉰다.
간경은 밖으로 모든 인연을 끊고 내면이 장벽처럼 굳건해야 한다. 모든 근심과 걱정, 망상을 내려놓고 일심으로 정신을 가다듬어야 한다. 번뇌망상을 내려놓고 곧바른 마음, 한결같은 마음 상태에서 독송하게 되 면 그 경전의 내용이 마음에 새겨져 사라지지 않는다. 또 이러한 일심의 상태에서 경전을 독송해야만 간경삼매, 독송삼매에 들어가게 된다.

(3) 내 앞에 부처님이 계신다고 여기고 독송한다.
부처님이 직접 내 앞에서 지혜롭고 자비로운 말씀을 하고 계신다고 여기면서 독송한다. 경전을 독송하는 그 자리에서 직접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있다는 마음으로 독송을 하는 것이다.《금강경》을 독송할 때는 자신이 직접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것처럼 수보리 존자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독송을 하고 《반야심경》을 독송할 때는 그 경전을 설하시는 분이 관세음보살이면 나는 사리불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독송하며 그 소리를 듣는 것이다.

(4) 독송을 할 때는 바른 자세로 힘찬 목소리를 낸다.
독송할 때에는 허리를 곧게 펴고 반가부좌나 결가부좌, 혹은 장궤합장 자세나 무릎을 꿇는 자세를 취한다. 서서할 때 역시 다리를 똑바로 세우고 허리를 곧게 편다. 목소리는 단전에서 나오는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한다. 겨우 입에서 나올까 말까하는 어정쩡한 목소리를 내면 정신이 흐릿해 진다. 반면 너무 큰 소리를 내어 정신이 흐릿해 지거나 자신이나 주변이 괴로울 정도로 독송하면 기운이 손상되어 오랜 시간 독송할 수 없게 된다. 《치문(緇門)》에서는 말한다.

“몸을 단정히 하고 바로 앉음에 마치 존귀한 얼굴을 대하듯 하면 신업(身業)이 깨끗해지며, 입으로 잡스러운 말을 하지 않고 실없이 웃는 웃음을 끊으면 구업(口業)이 깨끗해진다.”

(5) 마음을 다해 밝은 마음으로 독송을 한다.
간절한 마음과 밝은 마음으로 독송한다. 밝은마음, 정성어린 마음, 공경하는 마음, 찬탄하는 마음, 진실한 마음으로 독송해야 한다. 부처님 말씀을 내가 직접 듣는다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아울러 부처님이 나의 고통을 직시하고 그것에서 해탈하는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데 내 마음이 밝아지지 않을 수 없다.

(6) 운율과 호흡에 맞추어 리듬을 타고 독송을 한다.
경전의 내용이 곧바로 들어와 박히고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좋은 방법으로는 운율에 맞추어 독송하는 것이다. 노래 곡조에 따라 부르다 보면 자연스레 그 노래를 외우게 되는 이치와 같다. 한글은 운율에 맞추기 어렵다고는 하지만 춘향전이나 심청전에서 보듯 우리나라도 3.4조 혹은 4.4조, 4.4.5조 등으로 운율을 맞춘다면 좋을 것이다.

(7) 경전의 내용을 내 마음과 일치시키면서 독송한다.
독송할 때는 경전의 말씀과 내 마음이 일치해야 한다. 그 마음이 일치하려면 독송하는 과정에서 부처님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가 정확히 내 마음에 떠올라야 한다. 마음과 소리와 의미는 분리될 수 없다. 이와 관련하여 《치문》에서는 “뜻이 어지럽지 않고 온갖 인연을 물리쳐 버리면 곧 의업(意業)이 깨끗해질 것이라고 했다. 위 세 가지가 계합을 할 때 우리 마음은 깨끗해질 것이다.

(8) 규칙적으로 시간을 정해 독송한다.
아침, 저녁으로 시간을 정해 규칙적으로 독송하면 효과적이다. 아침에 읽는 경전이 하루를 준비하는 것이라면 저녁에 읽는 경전은 조용하고 건강한 잠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 밖에 편리한 시간, 즉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간이나 혼자 있는 시간에 외운 독송의 내용을 조용히 음미해보는 방법도 있다.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지는 낙수가 결국은 바위도 뚫듯이 독송 역시 규칙적으로 해야 힘이 붙는다.

(9)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끝까지 알려고 한다.
간경을 체계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스승이 있을 때는 물론이고 그렇지 못할 경우라도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부분이 있을 때는 끝까지 알려고 해야 한다. 특히, 아무리 막히는 부분이라도 지속적으로 되새기다 보면 의미가 와 닿게 되어 경전의 말씀을 소화시킬 수 있다.

(10) 여러 경전을 폭넓게 읽은 후, 자신에게 맞는 경전을 택한다.
모든 경전은 여러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양하게 표출된 부처님의 말씀이다. 이렇게 다양한 경전의 의미와 내용을 확인한 후 자신에게 와닿는 경전을 지속적으로 독경하는 것이 수행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렇게 한 경전을 택해 꾸준히 독송하다보면 그 경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다. 당연히 그 경전의 가르침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게 된다.

 

[대한불교조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