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경 · 사불수행 - 수행의 특징
사경 · 사불수행 - 수행의 특징
무엇보다도 이 수행법은 수행을 통한 결과물이 눈앞에 실재한다는 점이다.
다른 수행법들이 자신의 내면에서 이루어지는 반면 사경 · 사불 수행은 수행자의 내면과 결과물이라는 외면의 모습을 모두 다 보여준다.
이러한 수행법은 수행자가 균형감각을 조금이라도 잃게 되면 내면이나 외면의 어느 한 쪽을 놓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즉, 외적인 면에 너무 치중하다보면 내면의 황폐화 · 공동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 경우 수행이라기보다는 예술 창작품에 가깝게 된다. 그렇다하여 외적인 면을 도외시한다면 본 수행의 의미를 잃게 될 우려가 있다. 즉, 사경 · 사불 수행을 할 이유가 없어진다.
사경 · 사불 수행은 또한 오감을 모두 동원하기 때문에 수행 중에 나타나는 산란심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즉, 내 몸을 하나하나 움직이면서 오감을 집중하기 때문에 망상이 좀처럼 끼어들 여지가 없다. 또한, 사경 · 사불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상 경전이나 부처님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 부처님의 지혜를 받아들이고 따르겠다는 서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진정한 의미의 사경 · 사불 수행이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이런 의미에서 사경 수행은 특히 간경의 의미를 심화시키는 수행법이다.
부처님의 법력을 믿고 받들며 사경 · 사불을 통해 순일한 경지에 도달하고 이러한 순일한 상태에서만 한 획 한 획 정성을 다하여 발원 · 서사함으로써 마음에는 부처님 법이 새겨지게 되는 것이다.
사경 · 사불은 공양의 의미도 갖고 있다.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육법공양이라하여 향, 등, 꽃, 과일, 차, 쌀 등이 공양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공양 중에서 가장 수승한 것은 법공양이라고 할 수 있다. 사경 · 사불 수행은 부처님 가르침인 법을 공양하는 것이요 그 가르침을 구체적인 인격으로 보여준 부처님 모습을 공양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경 · 사불은 부처님에 대한 최상의 법공양이라고 할 수 있다.
《미륵하생경》에서는 사경 수행에 대해서 경전의 수지 · 독송 · 해설과 함께 무한공덕이 있음을 설하고 있다. “경전을 사경하고 인쇄하여 세상에 널리 펴 보시하고 공양한 공덕으로 인해 오늘 내가 이 자리에 이르렀노라”는 말씀에서 보듯이 사경 수행은 업장 소명과 복덕 성취 · 극락왕생을 성취하는 효력이 있다. 사불 수행과 그와 같은 맥락에 서 있다.
사경 · 사불 수행은 오늘날 불교 미술의 한 분야로서 자리를 잡고 있다. 특히 고려시대의 금 ·은자 사경대장경과 목판 대장경, 금판경 등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사경 신앙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런가하면 사경은 그 자체가 신앙의 대상이기도 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봉안돼 있는 신라시대의 백지묵서 《대방광불화엄경》에는 사경의 경심에 사리가 봉안돼 있음이 발견되었다. 즉 ,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법신사리인 사경에 봉안됨에 따라 진신사리와 법신사리가 동등하게 신앙되었음을 알 수 있다.
[대한불교조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