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심지관경(心地觀經)
심지관경(心地觀經)
마음의 정체 아는 것이 ‘수행의 요체’ |
여러 대승경전의 모든 교의 총망라 “보은 외면하고는 佛種子 못돼”설법
인도에서 일어난 대승불교의 후기에 들어와 여러 대승경전에 설해져 있는 모든 교의를 종합하여 이루어진 경전이 하나있다.
<대승본생심지관경>이라는 이 경은 줄여서 <심지관경(心地觀經)>이라 하는데 범어원전이 전해지지 않고, 정확한 성립연대를 알 수 없으나 이 경 속에 반야경, 유마경, 법화경, 화엄경, 열반경 등에 설해진 사상이 포함되어 있고 또 밀교적인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대승불교의 말기에 편찬된 경으로 추정한다.
속장경에 수록되어 있는 어제서문(御製序文)에 당나라 고종 때에 사자국에서 보내온 경이라고 되어 있다. 반야삼장이 역자로 되어 있고 모두 8권 13품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경은 대승경전임에도 출가를 권장하고 엄격한 계율을 지킬 것을 말해 그 색채가 출가위주의 금계(禁戒)를 강조한 점이 많이 남아 있다.
그런가 하면 유가(瑜伽), 범망계(梵網戒)등 대승계를 지킬 것을 아울러 강조하고 유식의 이론을 보여주는 내용도 있다. 특히 이 경은 보살이 출가해서 고요한 수행처인 아란야(阿蘭若)에 머물면서 심지를 관하는 것이 올바른 수행의 길임을 설하고 부처님의 본생담 이야기를 자주 인용해 비유를 설해주고 있다.
이 경의 대의를 가장 잘 요약하고 있는 ‘관심품’에 부처님이 문수보살의 질문을 받고 답해 주는 장면이 있다. “선남자여, 삼계 가운데 마음이 주인이다. 이 마음을 관하면 구경에 생사를 해탈할 수 있지만 마음을 관하지 아니하면 윤회를 벗어날 수 없느니라. 중생의 마음은 마치 대지와 같아서 오곡(五穀)과 오과(五果) 등 모든 것이 대지에서 생산된다.
이와 같이 마음은 세간과 출세간, 선과 악, 오취(五趣), 유학과 무학, 독각, 보살 및 여래를 낳는다. 이렇기 때문에 삼계는 오직 마음이고 이 마음을 땅이라 하느니라.” 이렇게 마음이 만물의 근본임을 설하고 이 마음의 정체를 아는 것이 수행의 요체라 하였다. 밀교에서 말하는 삼밀가지의 이야기가 심지법문으로 설해지는 대목도 있으며 관심다라니를 설하여 다라니를 통하여 중생이 해탈을 얻을 수 있다고 한 대목도 나온다. “옴 살타 파라저 폐탄 가로미”라는 주문을 외워서 해탈을 얻을 수 있다 하였다.
<심지관경>에 설해진 내용 가운데 가장 많이 인용되는 이야기로 네 가지 은혜에 관한 것이 있다. 이 세상의 이치를 인과법으로 설명하면서 은혜를 베풀고 갚는 일이 가장 좋은 인(因)을 만드는 것이라 하면서 부모의 은혜와 나라의 은혜, 중생의 은혜 삼보의 은혜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것이 보살행이라 하여 은혜를 외면하고는 부처의 씨앗종자(佛種子)을 키울 수 없다 하였다.
부모의 은혜에 대하여 아버지의 은혜를 자은(慈恩)이라 하고 어머니의 은혜를 비은(悲恩)이라 특히 비의 은혜를 강조해 놓았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것은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것이라 하였다. 중생의 은혜 설명에는 <부모은중경>처럼 다생부모이야기가 나온다. 일체 중생이 모두 오도에 윤전(輪轉)하면서 서로 부모의 자식의 인연을 수없이 맺고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과의 사이가 좋지 않은 것이 부모에게 불효를 하는 것과 같다 하였다.
나라의 은혜는 국왕의 은혜로 나오는데 국왕을 의지해서 백성이 편안히 살 수 있는 것이 은혜로 이것은 비록 국왕이 인간 세상에 있더라도 천업(天業)을 수행하는 것이니 상벌을 분명히 하여 왕은 만백성을 외아들을 대하듯 해야 하며 이 은혜가 골고루 미쳐져야 한다 하였다.
삼보의 은혜는 불보는 자성신과 수용신, 그리고 변화신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며 법보는 교법, 이법, 행법, 과법이며 승보는 계.정.혜의삼학을 닦는 공덕으로 복전승(福田僧)이 되므로 그 은혜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