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임간록林間錄

63. 도를 잔직하고 조용히 정진함/ 지장 계침(地藏桂探)스님

쪽빛마루 2015. 1. 3. 11:50

63. 도를 잔직하고 조용히 정진함/ 지장 계침(地藏桂探)스님

 

 지장 계침(地藏桂探 : 867~928)스님이 설봉(雪峰)스님과 현사(玄沙)스님의 도를 크게 진작시킬 수 있었던 것은 큰 법을 간직하고 조용히 물러나 살면서 정진한 덕택이다. 내 일찍이 스님의 인품을 그려보니 성 모퉁이 낡은 절의 삼문은 식어버린 재처럼 고요하기 그지 없었지만 도가 담긴 스님의 용모는 해맑고 심오하였다.

 스님이 어느 납자에게 농담으로 말씀하셨다.

 “선(禪)을 설법하기에 넓은 곳이 얼마든지 있는데 어찌하여 나와 함께 이곳에서 밭 갈며 주먹밥을 뭉쳐먹고 사는가?”

 이 말씀 속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