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임간록林間錄

14. 왕안석의 불법에 관한 지견

쪽빛마루 2015. 1. 12. 08:51

14. 왕안석의 불법에 관한 지견

 

 왕문공(王文公 : 王安石)이 처음 재상이 되었을 때, 하객이 문에 가득하였다. 그는 오랫동안 아무 말 없이 묵묵히 앉아 있다가 느닷없이 벽 위에 시 한 수를 썼다.

 

눈서리 쌓인 대숲 사이 종산사여

늙은 몸 돌아가 이 생을 맡겨볼까.

 

霜筠雪竹鍾山寺  投老歸歟寄此生

 

 또한 정월 15일에 상국사(相國寺)에서 연회가 열렸을 때 광대놀이를 구경하면서 좌객이 몹시 즐거워하자 게를 지었다.

 

광대 놀이판 속에서는

한 번은 귀하였다 한 번은 천해지나

마음으로는 본래 같음을 알기에

기뻐하거나 원망할 것 없노라.

 

諸優戱場中  一貴復一賤

心知本自同  所以無欣怨

 

 나는 도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 분은 온몸 그대로가 눈[眼]이어서 태끌만큼도 속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