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임간록林間錄

27. 강직한 인품과 큰 지견/ 도오 오진(道吾悟眞)스님

쪽빛마루 2015. 1. 12. 08:58

27. 강직한 인품과 큰 지견/ 도오 오진(道吾悟眞)스님

 

 도오 오진(道吾悟眞)스님은 인품이 고고하고 강직하면서도 넓은 지견을 갖추어 양기 방회(楊岐方會: 993~1046)스님과 함께 총림에 명성이 높았다. 당시 자명(慈明)스님의 법회에서 맨 먼저 방회, 오진 두 스님을 가장 훌륭한 용상 대덕으로 손꼽았다. 그러나 그 분들이 개법한 곳은 모두 벽촌의 자그마한 절이었으며, 대중은 겨우 20여 명에 불과하였다. 그러나 여러 곳에서 찾아오는 선객이 있으면 반드시 그를 시험해 보았으며, 그중에는 종종 스님의 높은 기상을 바라만 보고서 물러가 버린자도 많았다.

 오진스님이 병으로 앓아 눕자 원주(院主)가 찾아와 문병하였다.

 “요즘 건강은 어떠하십니까?”

 “밥 끓이는 놈들이 기력이 없다.”

 잠자코 있다가 말하였다.

 “알겠는가?”

 “모르겠습니다.”

 “고양이 꼬리에 절구공이를 매달았군!”

 어떤 사람이 “무엇이 부처입니까?”라고 묻자, “동정호(洞庭湖)에는 뚜껑이 없지”라고 대답하였다. 나는 이에 대하여 게를 지었다.

 

동정호에는 뚜껑이 없어

법신을 꽁꽁 얼려 버렸고

조주스님은 밥 욕심에

군침이 도는 구나.

 

洞庭無蓋  凍殺法身

趙州貪食  牙齒生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