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임간록林間錄

31. 백운스님의 게송 두 수/ 백운 수단(白雲守端)스님

쪽빛마루 2015. 1. 12. 09:01

31. 백운스님의 게송 두 수/ 백운 수단(白雲守端)스님

 

 백운 수단(白雲守端 : 1025~1072)스님은 창을 뚫으려는 파리를 보고서 게를 지었다.

 

빛 찾아 종이 뚫고 나가려는 너를 좋아하나니

뚫지 못했을 때는 얼마나 괴로웠느냐

생각찮게 들어왔던 길 부딪치고서야

일생을 눈에 속았던 걸 비로소 깨달았지.

 

爲愛尋光紙上讚  不能透處幾多難

忽然撞著來時路  始覺平生被眼瞞

 

 또한 ‘북두장신인연(北斗藏身因緣)’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게를 지었다.

 

오릉공자, 꽃놀이에 푹 빠졌지만

급제 못한 가난한 선비 예로부터 많았었지

추운 곳에서 남의 부귀를 부러워하니

벼슬아치는 내 어찌할 수 없구려.

 

五陵公子遊花慣  未第貧儒自古多

冷地看他人富貴  等閑不奈㡤頭何

 

 생각컨대 이 노스님의 붓끝엔 입이 달려 있나 보다. 그러므로 많거나 적거나 쓸모없는 말이 전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