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임간록林間錄
73. 불국토에서 중생을 성취시키는 일/ 효순 노부(曉舜老夫)스님
쪽빛마루
2015. 1. 12. 09:21
73. 불국토에서 중생을 성취시키는 일/ 효순 노부(曉舜老夫)스님
효순 노부(曉舜老夫)스님은 타고난 성품이 영특하였으며 오랫동안 총림에 몸담아 왔다.
스님이 처음 서현사(棲賢寺)의 주지에서 운거사(雲居寺)로 옮겨갈 때 고을의 첩지(牒旨)를 전해준 후 법좌에 올라 대중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는 주장자를 끌며 떠나가 버렸다.
노년에 몸소 대중을 거느릴 때에는 더욱 근엄하였는데, 한번은 다소 몸이 편찮으시자 유나(維那)에게 말하여 열반당에 내려가 계시다가 쾌유되어 곧장 방장실로 들어가셨다. 이에 대중들은 스님이 돌아가실까봐 안따까와하며 법문을 청하자
본래 아무 일 없는데
나에게 무엇을 구하려 하느냐?
本自無事 從我何求
는 말씀뿐이었다.
혜남(慧南)스님은 당시 적취암(積翠庵)에 계셨는데 이 이야기를 전해 듣고 시자에게 말하였다.
“노부도 이제는 늙었구나! 있는 일을 없게도 할 수 있고 없는 일을 있게도 할 수 있는데 어째서 그러질 않았을까. 이것이 이른바 정불국토(淨佛國土)에서 중생을 성취시키는 일인데 어째서 하지 않으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