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백장대지선사진찬병서(百丈大智禪師眞讚幷序)
5. 백장대지선사진찬병서(百丈大智禪師眞讚幷序)
마조 대적(馬祖大寂)스님이 입적하자, 균주(筠州) 석문사(石門寺)에 탑을 세웠다. 스님께서는 그 곁에 움막을 짓고 오랫동안 머무시니, 납자들이 줄이어 찾아와 나날이 그 수가 많아졌다. 스님은 이에 산이 얕은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강을 거슬러 올라가 거륜봉(車輪峯) 아래에서 황벽 희운(黃檗希運) · 백장 유정(百丈惟政)스님과 함께 화전을 일구어 씨앗을 뿌리며 생활하면서 마침내 법석(法席)을 이루게 되었다.
내가 숭녕(崇寧) 4년(1105) 봄, 이 산중에 이르러 유상(遺像)을 우러러뵈니 비록 얼음처럼 깡마르고 흰눈처럼 꺼칠한 늙은이로 옷마저 이겨내지 못할 것처럼 보였지만, 정신만은 드높고 기품이 뛰어나 살아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삼가 절을 올리고 머리를 조아려 찬을 짓는 바이다.
실(實)의 입장에서 문답하니
공(空)이 세계가 되고
뜻으로 도를 구하니
정신이 음양에 돌아가네.
음양은 헤아릴 길 없어
현상계(現象界)를 벗어나고
허공은 끝이 없
인과도 어둡게 하지 못하네.
나에게는 큰 기틀이 있고
부처님은 감춘 말 없으니
이는 마치 사자왕이
큰길에 도사리고 앉은 듯하네.
성품에 부합하는 문자로
총림에 몸을 맡기심이
오묘한 종지로
조화롭고 우아한 음악을 울리듯 하여라.
세파에 함께하신 지
구십이세!
심종(心宗)을 보호하시와
‘대지’라는 시호를 받으셨도다.
以實問答 空可靑黃
以意求道 神落陰陽
陰陽莫測 脫畧陰界
虛空莫盡 因果不昧
我有大機 佛無密語
如獅子王 露地方距
稱性文字 隨身叢林
如以妙指 發和雅音
同世之波 壽九十二
護持心宗 諡曰大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