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임간록林間錄

10. 제15조진찬병서(第十五祖眞讚幷序)

쪽빛마루 2015. 1. 13. 07:51

10. 제15조진찬병서(第十五祖眞讚幷序)

 

 가나제바(迦那提婆)존자는 제15대 조사로서 부처님의 심인(心印)을 전수받았지만, 중생들이 그의 말을 믿지 않을까 근심한 나머지 마침내 대자재천(大自在天) 불상에게 호소하였다.

 “바라건대 신이시여! 나의 말이 헛된 말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아! 세상에 도를 행하기 어려움이란 오늘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이에 머리를 조아려 찬을 쓰는 바이다.

 

돌 표범이 살코기에 취하고,

목마가 밤에 울부짖으니

나의 삼매는

알음알이[識情]로 알 바 아니라

인연따라 나타날 뿐

사유에 떨어지지 않으니

웅덩이 물에

바늘을 던지는 격.

 

공자의 소(韶)* 같이

종자기(鍾子期)의 거문고* 같이,

또한 소하가

회음후(淮陰候)를 알아 본 것과 같이

말을 빌릴 것도 없이

자취를 찾아볼 것도 없이

찬란히 앞에 나타나

마음으로 전하도다

 

불상의 눈에 구멍 뚫은 것은

신을 업신여긴 때문이 아니요

나무를 가리킨 것은

내 그 인연을 알기 때문이로다

물아(物我) 모두 옛과 같아

서있는 그대로 참다우니

그 묘용을 따라

나의 전신 나타나도다.

 

진실된 자비를 베푸시는 분께 조아립니다

사문 가운데 왕이 되시어

많은 별 가운데 달과 같나이다

보는 사람은 분명한데도

중생들이

믿잖을까 슬퍼하시니

눈먼 자의 허물일 뿐

그 밝은 빛 가리울 수 있겠나이까.

 

石彪肉醉木駒夜嘶  我此三昧非識情知

應緣而現不落思惟  是故鉢水以鍼投之

 

如仲尼韶如子期琴  又如蕭何而識淮陰

無言可奇無跡可尋  粲然現前傳之以心

 

穴像之目我不慢神  指樹之耳我知其因

物我如故所立皆眞  隨其妙用見我全身

 

稽首眞慈爲僧中王  如萬星月見者淸涼

尙以衆生不信爲傷  蓋盲者咎非光掩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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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자의 소 : 소는 순(舜)임금이 만든 음악인데 공자가 그것을 듣고 감동되어 석달동안 고기맛을 몰랐다고 한다.

* 종자기의 거문고 : 춘추시대 초(楚)나라 종자기는 그의 친구 백아가 타는 거문고 소리를 들으면 그의 마음을 다 알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