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조주록趙州錄

[조주록 下] 2. 게 송 2~7. <終>

쪽빛마루 2015. 6. 5. 19:03

2. 탑(塔)불사를 보고 노래함

 

원래 스스로 원만히 이루어졌거든

어찌 돌쌓는 수고를 하랴

아득한 훗날 보고 이름을 새겨둠은

나와는 아득히 거리가 멀다

누군가가 물어온다 하여도

끝내 한 획도 가르쳐 주지 않으리

 

本自圓成  何勞疊石

名邈彫鐫  與我懸隔

若人借問  終不指畫

 

 

3. 제방의 견해가 분분함을 보고 노래함

 

조주(趙州)의 남쪽, 석교(石橋)의 북쪽

관음원(觀音院) 안에는 미륵불이 계시는데

조사께서 남기신 한 쪽 신발은

지금까지 찾아도 찾지 못했네.

 

趙州南石橋北  觀音院裏有彌勤

祖師遺下一隻履  直至如今覓不得

 

 

4. 어고(魚鼓)를 노래함

 

4대가 이루어짐도 조화의 공덕이니

소리를 내는데는 속 빈 것이 가장 중하다

내 범부에게 말해 주지 않는다고 수상히 여기지 마라

궁조(宮調)와 상조(商調)가 다르기 때문이로다.

 

四大猶來造化功  有聲全貴裏頭空

莫怪不與凡夫說  只爲宮商調不同

 

 

5. 연꽃을 노래함

 

신기하여라, 뿌리와 싹은 눈 덮인 듯 산뜻하구나

언제 서천에서 떠나왔는가

진흙탕이 얕고 깊음을 사람들 모르다가

물위에 나오고서야 하얀 연꽃임을 비로소 아는도다.

 

奇異根苗帶雪鮮  不知何代別西天

淤泥深淺人不識  出水方知是白蓮

 

 

6. 조왕(趙王)이 바친 스님의 진찬(眞贊)에 부침

 

푸른 개울에 비친 달이요

맑은 거울 속의 얼굴이라

우리 스님 우리를 교화하시니

천하의 조주스님이시여

 

碧溪之月  淸鏡中頭

我師我化  天下趙州

 

 

7. 조주스님의 죽음을 애도함(2수)

 

스님께서 사수(㴲水)를 떠나시사 왕과 제후들을 움직이시고

심인(心印)의 빛은 잠기고 불자(拂麈)를 거두어 드렸소이다

하늘에 안개와 비 내려 솔 덮인 산마루의 달을 가리우고

창해의 높은 물결, 사람 건네주는 배를 엎어버렸다

등불 하나 꺼지니 파순이 기뻐하고

두 눈 거듭 어두워짐에 도반들은 시름하네

비록 훤히 깨달은 구름 밖의 나그네일지라

스님의 책상 물병 볼 때마다 새삼 눈물 흘리리.

 

師離㴲水動王候  心印光潜麈尾收

碧落霧霾松嶺月  滄溟浪覆濟人舟

一燈乍滅波旬喜  雙眼重昏道侶愁

縱是了然雲外客  每瞻甁几涙還流

 

불일(佛日)이 서쪽에 기울고 조사의 심인(心印)은 깨어졌나니

진주가 흙탕물 못[丹沼]에 잠기니 달은 빛을 숨겼소이다

방장실에 걸린 진영 향로 연기 서글퍼라

바람 이는 선당에 솔바람 소리 가늘게 울리네

한짝 신발로 잠깐 오셨다가 교화의 자취 남기니

5천축 그 어느 곳에서 돌아가시는 모습 만나오리까

공을 아는 제자들 슬픔과 기쁨은 끊었다지만

하얀 휘장 대하니 눈물 저절로 흘러내리네.

 

佛日西傾祖印隳  珠沈丹沼月沈輝

影敷丈室爐煙慘  風起禪堂松韻微

隻履乍來留化跡  五天何處又逢歸

解空弟子絶悲喜  猶自潸然對雪幃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