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현사록玄沙錄

[현사록 下] 16. 게송 . 4수

쪽빛마루 2015. 6. 18. 23:46

16. 게송 . 4수

 

 

 1. 스스로 지은 진영찬

 

뭇 성인의 가문을

면면히 이어온 현사여

알수록 매우 신령하고

분별할수록 더욱 멀어지니

진짜 모습은 여기에 있는데

가야에 그림자를 나투는구나.

綿綿玄沙  衆聖之家

知之神俊  識之彌遮

眞形于在  影現伽耶

 

 

 2. 탑의 노래

원래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

누가 쌓은 돌일까

형편없는 내 솜씨를 내보여

수미산의 모습을 설명하지만

그런 줄 모른다면

부질없이 크기를 잴 뿐이다.

元來精成  是誰疊石

顯我微工  須彌相釋

如若未暁  徒勞寸尺

 

 

 3. 어떤 기회에 노래함

 

현사가 노니는 특별한 사잇길을

사람들은 꼭 알아야만 하리

삼동엔 햇볕이 따뜻하고

유월엔 서리 내릴 제

말을 해도 혀와는 무관하고

말이 없으나 절실히 말을 필요로 한다

나의 마지막 한마디를 아는가

세간 벗어나는 길 아는 사람 적어라.

玄沙遊徑別  時人切須知

三冬陽氣盛  六月降霜時

有語非關舌  無言切要詞

會我最後句  出世少人知 

 

 

 4. 동산(洞山)의 영수(靈叟)라는 스님이 스님께 게송을 올리다

 

그대가 보리를 배우고 싶어하는

석가보다 먼저 보내더니

처음엔 계율을 배우고자 하더니

제바달다의 뒤에 떨어졌네

이 뜻을 알고 싶은가

남쪽을 향해 북두성을 보라.

君欲學菩提  輪他釋老先

始欲學羼提  落他調達後

欲識箇中意  面南看北斗

 

 

 스님께서 게송으로 답하다

 

기이하다. 영특한 노인[靈叟]이여

어찌 그리 말이 많은가

바람이 일어나 피리를 불어내니

길 잃은 사람들 다투어 모여드네

설사 그대들이 모두 옳지 않다 해도

두꺼비는 입을 크게 벌리네

이 뜻을 알고 싶은가

남두성(南斗星)이 진짜 북두성이라네.

奇哉一靈叟  那得許(口兜)(口兜)

風起引箜篌  迷子爭頭湊

設你總不是  蝦䗫大張口

欲識此中意  南星眞北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