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인천보감人天寶鑑

47. 진영 찬(讚) / 정인사 도진(淨因道臻)선사

쪽빛마루 2015. 7. 20. 09:49

47. 진영 찬(讚) / 정인사 도진(淨因道臻)선사


정인사(淨因寺) 도진(道臻 : 1014~1093)선사는 복주(福州) 고전(古田)에서 태어났다. 부산 법원(浮山法遠 : 991~1067) 선사에게서 종지를 얻고 뒤에 정인사 회련(懷璉)선사를 찾아가니 회련선사가 수좌로 삼았다가 오(吳)로 돌아가게 되었을 때 선사에게 법석을 잇게 하였다.

 신종(神宗)황제가 한번은 경수궁(慶壽宮)에 초청하여 높은 법좌를 마련하고 사람들에게 마음대로 문답하게 하였는데 좌우상하 모두가 이제껏 듣지 못했던 법문을 들었다.

 도진선사는 사람됨이 순박하고 도타우며 마음이 깊은데다 겸손하여 말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 같았지만 일단 논변을 했다 하면 종횡무진으로 막히는 곳이 없었다. 또한 몸가짐이 매우 검소해서 바지 한 벌을 12년이나 입었다. 태사(太史) 황정견(黃庭堅)은 선사의 진영(眞影)에 제(題)를 붙였다.

 

늙은 호랑이는 이빨이 없고 잠든 용은 울부짖지 않으니

수풀에 달빛 어둡고 천지에 구름 음산하도다

먼 산으로 눈썹 그리니 살구꽃 같은 뺨이여

봄바람에 실려 시집갈 때에 중매장이 필요 없었네

늙은 할머니 그 옛날 열다섯 젊은 시절에

이쪽은 칠하고 저쪽은 지우고 화장할 줄 알고 왔다오.

老虎無齒  臥龍不吟

千林月黑  六合雲陰

遠山作眉紅杏顋

嫁與春風不用媒

老婆三五少年日

也解東塗西抹來 「은산집(隱山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