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나호야록羅湖野錄
43. 어부사 한 수 / 원(圓)선사
쪽빛마루
2015. 8. 21. 13:23
43. 어부사 한 수 / 원(圓)선사
호주(湖州) 감로사(甘露寺)의 원(圓)선사는 어부사(漁父詞) 20여수를 지었으나 그 가운데 널리 세상에 전해 오는 시는 한 수 뿐이다.
본래 소상강의 낚시꾼으로
동서남북 이리저리 떠가며
외로운 배, 집을 삼으니 넓지도 좁지도 않고
하늘을 장막삼고 땅을 자리삼으니 아는 이 아무도 없어라
근래 들으니 온세상 전쟁은 끝나고
대궐에 상소를 한다하지만
수시로 개울가에서 밝은 달빛 노래하니
참으로 높은 격조인 것을
부질없는 명리에 구태여 매일건가.
本是瀟湘一釣客 自東自西自南北
只把孤舟爲屋宅無寬窄 幕天席地人難測
頃聞四海停戈革 金門嬾去投書策
時向灘頭歌月白 眞高格
浮名浮利誰抱得
스님은 이를 계기로 총림에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는 막힘없이 자유자재하며 이를 빌어 감정을 펴고 도를 즐겼다. 그리하여 물과 구름의 경개 속에 노래하니 참으로 해탈 경지에서 노닐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