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스님과 거사가 주고 받은 게송 3수
20. 스님과 거사가 주고 받은 게송 3수
소무(邵武) 오학사(吳學士)의 이름은 위명(偉明)이며 자는 원소(元昭)이다. 해상사(海上寺) 양서암(洋嶼庵)에서 도를 얻어 미광(晦庵彌光) 장주(藏主)와 벗이 되었는데 헤어진 지 얼마 안되어 남검(南劍)으로 가는 도중에 느낀 바 있었다. 그리하여 묘희선사의 방에서 물었던 십여 가지 인연에 송을 달았는데 여기에서는 그중 하나만을 기록한다.
마음도 아니요 부처도 아니요 물건도 아니라
온통 하나로 꿰뚫는 쇠사슬이다
조주선사는 남전선사를 찾아뵙고
진주에서 큰 무우가 나온다는 말 알아들었네.
不是心 不是佛 不是物 通身一穿金鎻骨
趙州參見老南泉 解道鎭州出蘿蔔
그는 송을 서신으로 보내면서 자신을 속이는 일이 아니라고 하였는데 묘희선사는 곧 게송을 지어 이를 증명하였다.
온통 하나로 꿰뚫은 쇠사슬은
하늘과 사람의 법이 되고도 남을 터
오줌싸개 임제를 알고자 하는가
그당시 날도적이 바로 그라네.
通身一穿金鎻骨 堪與人天爲軌則
要識臨濟小厮兒 便是當年白拈賊
뒤이어 미광선사가 소무로 찾아가 또 이 게송에 화운(和韻)을 하였다.
온통 하나로 꿰뚫은 쇠사슬은
바른 눈으로 살펴보면 아무짝도 쓸모없는 물건일세
설령 기연이 맞아 그것을 보았다 해도
거사는 아직 깨닫지 못했다 하리.
通身一穿金鎻骨 正眼觀來猶剩物
縱使當機覿面提 敢保居士猶未徹
묘희선사는 일찍이 원소를 큰스님이 될 바탕이 있는 사람이라 하였고, 또 미광선사를 ‘선장원(禪狀元)’이라 불렀으니 참으로 그럴만 하다. 이로써 단하(丹霞)선사와 방온(龐蘊)거사의 고사를 비해본다 하여도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