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빛마루 2015. 11. 14. 08:14

발문

 

 이 문집에 수록된 스님들은 모두 근세의 선지식들이다. 그 중 유만암(柔萬菴), 원 쌍삼(元雙衫)스님 같은 분은 모두 나의 도반이며 조당현(篠塘賢), 쇄지견(碎支堅)스님은 내가 묘비명을 쓰기도 했던 스님이다. 원오(圓悟) 형은 유학을 버리고 불문에 귀의한 자로서 선배를 공경하는 마음이 이와 같으니 앞으로 발전은 헤아릴 수 없다. 또한 금화사 원수좌 (元首座)는 전후 화두에 대해 이미 안목을 갖춘 사람으로 대혜스님이 말하는 '선(禪)의 바른 길을 뒤집어 이 병을 얻은' 경지이다. 원호형이 이처럼 공부해간다면 후일 이 문집에 수록된 여러 노스님들과 함께 승보(僧寶)의 전기에 들어갈 것이다.

 죽계(竹溪)의 권재 임희일(鬳齋 林希逸)이 쓰다.

 경정(景定) 4년(1263) 여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