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편 돈황본단경 편역(編譯) 2. 심사(尋師)
2. 심사(尋師)
혜능대사는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마음을 깨끗이 하여 마하반야바라밀법을 생각하라 !"
대사께서는 말씀하시지 않고 스스로 마음과 정신을 가다듬고 한참 묵묵하신 다음 이윽고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조용히 들어라. 혜능의 아버지의 본관은 범양인데 좌천되어 영남의 신주 백성으로 옮겨 살았고 혜능은 어려서 일찍 아버지를 여의었다. 늙은 어머니와 외로운 아들은 남해로 옮겨와서 가난에 시달리며 장터에서 땔나무를 팔았더니라.
어느 날 한 손님이 땔나무를 샀다. 혜능을 데리고 관숙사(官宿舍)에 이르러 손님은 나무를 가져갔고, 혜능은 값을 받고저 문을 나서려 하는데 문득 한 손님이 「금강경」을 읽는 것을 보았다.
혜능은 한번 들음에 마음이 밝아져 문득 깨치고, 이내 손님에게 묻기를
"어느 곳에서 오셨기에 이 경전을 가지고 읽습니까.?" 하였다.
손님이 대답하기를
"나는 기주 황매현 동빙무산에서 오조 홍인화상을 예배하였는데, 지금 그 곳에는 문인이 천여 명이 넘습니다. 나는 그곳에서 오조대사가 승려와 속인들에게 다만 「금강경」 한 권만 지니고 읽으면 곧 자성을 보아 바로 부처를 이루게 된다고 권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였다.
그 말을 들은 혜능은 숙세의 업연이 있어서, 곧 어머니를 하직하고 황매의 빙무산으로 가서 오조 홍인화상을 예배하였다.
能大師言하되 善知識아 淨心하야 念摩訶般若波羅蜜法하라 大師不語하야 自淨心神하고 良久乃言하되 善知識아 靜(淨)聽하라 惠能慈父의 本官은 范陽이니 左降遷流[嶺]南新州百姓하니라 惠能幼小하야 父小早亡하고 老母와 孤遺는 移來(南)海하야 艱辛貧乏(之)하야 於市賣(買)柴러니 忽有一客이 買柴하야 遂領惠能하야 至於官店하야 客將柴去하고 惠能이 得錢하야 却向門前이라가 忽見一客이 讀金剛經하고 惠能이 一聞에 心明(名)便悟하야 乃問(聞)客曰 從何處來하야 持此經典고 客이 答曰 我於蘄州黃梅縣(懸)東憑茂(墓)山에 禮拜五祖弘忍和尙하니 見今(令)在彼하야 門人이 有千餘衆이라 我於彼聽見大師勸道俗하니 但持(特)金剛經一卷하면 卽得見性하야 直了成佛이라 惠能이 聞說하고 宿業有緣일새 便卽辭親하고 往黃梅憑茂(墓)山하야 禮拜五祖弘忍和尙하니라
홍인화상께서 혜능에게 묻기를
"너는 어느 곳 사람인데 이 산에까지 와서 나를 예배하며, 이제 나에게서 새삼스레 구하는 것이 무엇이냐?" 하셨다.
혜능이 대답하기를
"제자는 영남 사람으로 신주의 백성입니다. 지금 짐짓 멀리서 와서 큰스님을 예배하는 것은 다른 것을 구함이 아니옵고 오직 부처되는 법을 구할 뿐입니다." 하였다.
오조대사께서는 혜능을 꾸짖으며 말씀하시기를
"너는 영남 사람이요 또한 오랑캐거니 어떻게 부처가 될 수 있단 말이냐?" 하셨다.
혜능이 대답하기를
"사람에게는 남북이 있으나 부처의 성품은 남북이 없습니다. 오랑캐의 몸은 스님과 같지 않사오니 부처의 성품에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 하였다.
오조스님은 함께 더 이야기하시고 싶었으나, 좌우에 사람들이 둘러 서 있는 것을 보시고 다시 더 말씀하시지 않았다. 그리고 혜능을 내보내어 대중을 따라 일하게 하시니, 그 때 혜능은 한 행자가 이끄는 대로 방앗간으로 가서 여덟 달 남짓 방아를 찧었다.
弘忍和尙이 問惠能曰 汝는 何方人인대 來此山하야 禮拜吾하며 汝今向吾邊하야 復求何物고 惠能이 答曰 弟子는 是嶺(領)南人이니 新州百姓이라 今故遠來하야 禮拜和尙은 不求餘物이요 唯求[作]佛法하노이다 「作」 大師遂責惠能曰 汝是嶺(領)南人이요 又是獦獠니 若爲堪作佛고 惠能이 答曰 人은 卽有南北이나 佛性(姓)은 卽無南北이라 獦獠身이 與和尙으로 不同이나 佛性(姓)은 有何差別이리오 大師欲更共議라가 見左右在傍邊하고 大師更不言하고 遂發遣惠能하야 令隨衆作務케하니 時有一行者하야 遂差惠能於碓房하야 踏碓八箇餘月하니라.
○ 금강경(金剛經)… '이 한 권의 경이 중생의 자성 속에 본래 있으니, 스스로 보지 못하는 이는 다만 문자만 독송할 것이요, 만약 본래 마음을 깨치면 이 경이 문자 속에 있지 않음을 비로소 알지니라[此一卷經이 衆生性中에 本有하니 不自見者는 但讀誦文字요 若悟本心하면 始知此經이 不在文字니라 -金剛經序-六祖]'
○ 직료성불(直了成佛 곧바로 요달하여 부처를 이룸)… 지위와 점차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성불함이니 「영가증도가(永嘉證道歌)」의 일초직입여래지(一超直入如來地 한 번 뛰어 여래지에 바로 들어간다)와 같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