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선림보전禪林寶典

제2편 돈황본단경 편역(編譯) 5. 정게(呈偈)

쪽빛마루 2016. 6. 10. 11:30

5. 정게(呈偈)

 

 한 동자가 방앗간 옆을 지나면서 이 게송을 외고 있었다. 혜능은 한번 듣고, 이 게송이 견성하지도 못하였고 큰 뜻을 알지도 못한 것임을 알았다. 혜능이 동자에게 묻기를,

 "지금 외는 것은 무슨 게송인가?" 하였다. 동자가 혜능에게 대답하여 말하였다.

 "너는 모르는가? 큰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나고 죽는 일이 크니 가사와 법을 전하고저 한다 하시고, 문인들로 하여금 각기 게송 한 수씩을 지어 와서 보이라 하시고, 큰 뜻을 깨쳤으면 가사와 법을 전하여 육대의 조사로 삼으리라 하셨는데, 신수라고 하는 상좌가 문득 남쪽 복도 벽에 모양 없는 게송[無相偈] 한 수를 써 놓았더니, 오조스님께서 모든 문인들로 하여금 다 외우게 하시고, 이 게송을 깨친 이는 곧 자기의 성품을 볼 것이니, 이 게송을 의지하여 수행하면 나고 죽음을 벗어나게 되리라고 하셨다."

 

有一童子하야 於碓房邊過라가 唱誦此偈어늘 惠能이 一聞에 知未見性(姓)하야 未(卽)識大意라 能이 問童子하되 適來誦者는 是何言偈오 童子答能曰 儞不知아 大師言하되 生死事(是)大라하야 欲傳衣(於)法하야 令門人等으로 各作一偈하야 來呈看하야 悟大意하면 卽付衣法하야 禀爲六代祖(褐)하리라 有一上座名神秀하야 忽於南廊下에 書無相偈一首러니 五祖(褐)令諸門人으로 盡誦케하되 悟此偈者는 卽見自性(姓)하리오 依此修行하면 卽得出離라하니라.

 

 혜능이 대답하기를

 "나는 여기서 방아찧기를 여덟 달 남짓 하였으나 아직 조사당 앞에 가 보질 못하였으니, 바라건대 그대는 나를 남쪽 복도로 인도하여 이 게송을 보고 예배하게 하여 주게. 또한 바라건대 이 게송을 외워 내생의 인연을 맺어 부처님 나라에 나기를 바라네" 하였다.

 동자가 혜능을 인도하여 남쪽복도에 이르렀다. 혜능은 곧 이 게송에 예배하였고, 글자를 알지 못하므로 어느 사람에게 읽어 주기를 청하였다. 혜능은 듣고서 곧 대강의 뜻을 알았다. 혜능은 또한 한 게송을 지어, 다시 글을 쓸 줄 아는 이에게 청하여 서쪽 벽 위에 쓰게 하여 자신의 본래 마음을 나타내 보였다. 본래 마음을 모르면 법을 배워도 이익이 없으니, 마음을 알아 자성을 보아야만 곧 큰 뜻을 깨닫느니라.

 혜능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

밝은 거울 또한 받침대 없네.

부처의 성품은 항상 깨끗하거니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 있으리오.

 

 또 게송에서 말하였다.

 

마음은 보리의 나무요

몸은 밝은 거울의 받침대라

밝은 거울은 본래 깨끗하거니

어느 곳이 티끌과 먼지에 물들리오.

 

 절 안의 대중들이 혜능이 지은 게송을 보고 다들 괴이하게 여기므로, 혜능은 방앗간으로 돌아갔다. 오조스님이 문득 혜능의 게송을 보시고, 곧 큰뜻을 잘 알았으나, 여러 사람들이 알까 두려워하시어 대중에게 말씀하기를 "이도 또한 아니로다!"하셨느니라.

 

惠能이 答曰 我此踏碓八箇餘月에 未至堂前하니 望上人은 引惠能至南廊下하야 見此偈禮拜케하라 亦願誦取하야 結來生緣하야 願生佛地하노라 童子引能至南廊下어늘 能이 卽禮拜此偈하고 爲不識字하야 請一人讀에 惠[能]聞(問)已하고 卽識大意라 惠能이 亦作一偈하고 又請得一解書人하야 於西間壁上에 題(提)著하야 呈自本心하니 不識本心하면 學法無益이라 識心見性(姓)이라사 卽悟(吾)大意니라 惠能偈에 曰

 

菩提는 本無樹요 明鏡은 亦無臺라

佛性(姓)은 常淸(靑)淨커니 何處有塵埃리오

 

又偈曰

 

心是菩提樹요 身爲明鏡臺라

明鏡本淸淨커니 何處染塵埃리오

 

院內徒(從)衆이 見能作此偈하고 盡怪(土+在)어늘 惠能은 却入碓房하니라 五祖(褐)忽見惠能偈(但)하니 卽善‘知’識大意나 恐衆人知하야 五祖乃謂衆人曰 此亦未得了로다.

○ '부처의 성품은 항상 깨끗하거니,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 있으리오[佛性常淸淨커나 何處有塵埃리오]'… 각 유통 본에는 '본래 한 물건도 없거니 어느 곳에 티끌과 먼지 일어나리오[本來無一物이어니 何處惹塵埃리오]'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