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선림보전禪林寶典

제2편 돈황본단경 편역(編譯) 6. 수법(受法)

쪽빛마루 2016. 6. 10. 11:51

6. 수법(受法)

 

 오조스님께서 밤중 삼경에 혜능을 조사당 안으로 불러 「금강경」을 설해 주시었다. 혜능이 한번 듣고 말끝에 문득 깨쳐서 그날 밤으로 법을 전해 받으니 사람들은 아무도 알지 못하였다.

 이내 오조스님은 단박 깨치는 법과 가사를 전하시며 말씀하셨다.

 "네가 육대조사가 되었으니 가사로써 신표로 삼을 것이며, 대대로 이어받아 서로 전하되, 법은 마음으로써 마음에 전하여 마땅히 스스로 깨치도록 하라."

 오조스님은 또 말씀하셨다.

 "혜능아, 예부터 법을 전함에 있어서 목숨은 실날에 매달린 것과 같다. 만약 이 곳에 머물면 사람들이 너를 해칠 것이니, 너는 모름지기 속히 떠나라."

 

五祖夜至(知)三更에 喚惠能堂內하야 說金剛經이어늘 惠能이 一聞하고 言下에 便悟(伍)하야 其夜受法하니 人盡不知러니 便傳頓法及衣하되 汝爲六代祖하니 衣將爲信하라 禀代代相傳에 法以心傳心하야 當令自悟케하라 五祖言하되 惠能아 自古傳法에 命(氣)如懸絲하야 若住此間하면 有人害汝하리니 汝卽須速去하라

 

 혜능이 가사와 법을 받고 밤중에 떠나려 하니 오조스님께서 몸소 구강역까지 혜능을 전송해 주시었으며, 떠날 때 문득 오조스님께서 처분을 내리시되,

 "너는 가서 노력하라. 법을 가지고 남쪽으로 가되, 삼 년 동안은 이 법을 펴려 하지 말라. 환란이 일어나리라. 뒤에 널리 펴서 미혹한 사람들을 잘 지도하여, 만약 마음이 열리면 너의 깨침과 다름이 없으리라." 하셨다.

 이에 혜능은 오조스님을 하직하고 곧 떠나서 남쪽으로 갔다.

 

能이 得衣法하고 三更에 發去할새 五祖自送能於九江驛하야 登時에 便五(悟)祖處分하되 汝居努力하야 將法向南하야 三年을 勿弘此法하라 難起(去)하리니 在後弘化하야 善誘迷人하야 若得心開하면 汝悟로 無別하리라 辭違已了하고 便發向南하니라.

 

 두 달 가량 되어서 대유령에 이르렀는데, 뒤에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쫓아와서 혜능을 해치고 가사와 법을 빼앗고자 하다가 반쯤 와서 다들 돌아간 것을 몰랐었다. 오직 한 스님만이 돌아가지 않았는데 성은 진이요 이름은 혜명이며, 선조는 삼품장군으로, 성품과 행동이 거칠고 포악하여 바로 고갯마루까지 쫓아 올라와서 덮치려 하였다. 혜능이 곧 가사를 돌려 주었으나 또한 받으려 하지 않고 "제가 짐짓 멀리 온 것은 법을 구함이요 그 가사는 필요치 않습니다" 하였다.

 혜능이 고갯마루에서 문득 법을 전하니 혜명이 법문을 듣고 말끝에 마음이 열리었으므로, 혜능은 혜명으로 하여금 "곧 북쪽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을 교화하라"고 하셨다.

 

兩月中間에 至大庾(庚)嶺이러니 不知向後에 有數百人來하야 欲擬害(頭)惠能하야 奪衣(於)法이러니 來至半路하야 盡惣却廻하고 唯有一僧 姓陳 名惠明(順)하니 先은 是三品將軍이라 性行이 麁惡하야 直至嶺上하야 來趂犯著이어늘 惠能이 卽還法衣하되 又不肯取하고 我故遠來는 求法이요 不要其衣니다 能이 於嶺上에 便傳法惠明(順)한대 惠明(順)이 得聞하고 言下心開어늘 能이 使惠明(順)으로 卽却向北化人來케하니라

○ 박학다문한 대선배인 신수(神秀)를 물리치고 일자무식인 초동목수(樵童牧竪)에게 대법을 전하였으니, 불법은 문자에 있지 않고 견성에 있는 것임을 알겠다.

○ 변전돈법(便傳頓法 곧 돈법을 전수함)… 「단경」에는 처음부터 끝까지 오직 돈법뿐이오 점법(漸法)은 없으니, 점수(漸修)를 말함은 단경의 법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