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선림보전禪林寶典

제2편 돈황본단경 편역(編譯) 8.무념(無念)

쪽빛마루 2016. 6. 12. 05:06

8.무념(無念)

 

 선지식들아, 법에는 단박 깨침과 점차로 깨침이 없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 영리하고 우둔함이 있으니, 미혹하면 점차로 계합하고 깨친 이는 단박에 닦느니라. 자기의 본래 마음을 아는 것이 본래의 성품을 보는 것이다. 깨달으면 원래로 차별이 없으나 깨닫지 못하면 오랜 세월을 윤회하느니라.

 

善知識아 法無頓漸이로되 人有利鈍이라 迷(明)卽漸契(勸)하고 悟人은 頓修하나니 識自本[心]이 是見本性이라 悟卽元無差別이로되 不悟면 卽長劫輪廻니라.

 

 선지식들아, 나의 이 법문은 예부터 모두가 생각 없음[無念]을 세워 종(宗)을 삼으며 모양 없음[無相]으로 본체를 삼고 머무름 없음[無住]으로 근본을 삼느니라.

 어떤 것을 모양이 없다고 하는가?

 모양이 없다고 하는 것은 모양에서 모양을 떠난 것이다. 생각이 없다고 하는 것은 생각에 있어서 생각하지 않는 것이요, 머무름이 없다고 하는 것은 사람의 본래 성품이 생각마다 머무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지나간 생각과 지금의 생각과 다음의 생각이 생각생각 서로 이어져 끊어짐이 없나니, 만약 한 생각이 끊어지면 법신이 곧 육신을 떠나느니라.

 순간순간 생각할 때에 모든 법 위에 머무름이 없나니, 만약 한생각이라도 머무르면 생각마다에 머무는 것이므로 얽매임이라고 부르며 모든 법 위에 순간순간 생각이 머무르지 아니하면 곧 얽매임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머무름이 없는 것 으로 근본을 삼느니라.

 

善知識아 我自法門은 從上已來로 「頓漸」皆立無念爲(無)宗하야 武相爲(無)體하며 無住'無'爲本이니라 何名(明)無(爲)相고 無相者는 於相而離相이요 無念者는 於念而不念이요 無住者는 爲人本性이 念念不住하나 前念今(念)念後念이 念念相續(讀)하야 無有斷絶하나니 若一念斷絶하면 法身이 卽是離色身이니라 念念時中에 於一切法上無住니 一念若住하면 念念卽住라 名繫縛이요 於一切法上에 念念不住하면 卽無縛也일세 [是]以無住로 爲本이니라.

 

 선지식들아, 밖으로 모든 모양을 여의는 것이 모양이 없는 것이다. 오로지 모양을 여의기만 하면 자성의 본체는 청정한 것이다. 그러므로 모양이 없는 것으로 본체를 삼느니라.

 모든 경계에 물들지 않는 것을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하나니, 자기의 생각 위에서 경계를 떠나고 법에 대하여 생각이 나지 않는 것이니라. 일백 가지 사물을 생각하지 않고서 생각을 모두 제거하지 말라. 한 생각 끊어지면 곧 다른 곳에서남[生]을 받게 되느니라.

 도를 배우는 이는 마음을 써서 법의 뜻을 쉬도록 하라. 자기의 잘못은 그렇다. 하더라도 다시 다른 사람에게 권하겠는가. 미혹하여 스스로 알지 못하고 또한 경전의 법을 비방하나니, 그러므로 생각 없음을 세워 종을 삼느니라.

 미혹한 사람은 경계 위에 생각을 두고 생각 위에 곧 삿된 견해를 일으키므로 그것을 반연하여 모든 번뇌와 망령된 생각이 이로부터 생기느니라.

 

善知識아 外離一切相이 是無相이니 但能離相하면 性體淸淨이라 '是'是以無相爲體니라 於一切境(鏡)上에 不染이 名爲無念이니 於自念上離境(鏡)하야 '不'不於法上念生이니라 莫百物不思하야 念盡除却하라 一念이 斷하면 卽'無'別處受生이니라 學道者는 用心하야 莫不息法意하라 自錯은 尙可어니와 更勸他人가 迷不自見하고 '迷'又謗經法하니 是以立無念爲宗이니라 卽緣迷(名)人이 於境(鏡)上에 有念하고 念上에 便起邪(去耶)見하야 一切塵勞妄念이 從此而生하니라.

 

 그러므로 이 가르침의 문은 무념(無念)을 세워 종을 삼느니라.

세상 사람이 견해를 여의고 생각을 일으키지 않아서, 만약 생각함이 없으면 생각 없음도 또한 서지 않느니라.

 없다 함은 무엇이 없다는 것이고 생각함이란 무엇을 생각하는 것인가?

 없다 함은 두 모양의 번뇌를 떠난 것이고, 생각함은 진여의 본성을 생각하는 것으로서, 진여는 생각의 본체요 생각은 진여의 작용이니라. 그러므로 자기의 성품이 생각을 일으켜 비록 보고 듣고 느끼고 아나, 일만 경계에 물들지 않아서 항상 자재하느니라. 「유마경」에 말씀하시기를 '밖으로 능히 모든 법의 모양을 잘 분별하나 안으로 첫째뜻에 있어서 움직이지 않는다'하였느니라.

 

然此敎門 은立無念爲宗하나니 世人이 離見하야 不起於念하야 若無有念하면 無念도 亦不立이니라 無者는 無何事며 念者는 [念]何物고 無者는 離二相諸塵勞요 [念者 念眞如本性]이니 眞如는 是念之體요 念是眞如之用이라 [自]性(姓)起念하야 雖卽見聞覺知(之)나 不染萬境(鏡)而常自在로다 維摩經에 云 外能善分別諸法相하고 內於第一義而不動이라하니라.

○ 오인돈수(悟人頓修 깨친 이는 단박에 닦음)… 육조는 불지(佛地)만을 돈오견성(頓悟見性 단박에 깨쳐서 성품을 봄)으로 인정하였으며, 불지에는 오후점수(悟後漸修 깨친 뒤 점차로 닦음)가 없으므로 오인돈수라고 한 것이다.

○ 무념위종(無念爲宗 생각 없음으로 종을 삼음)… 등각(等覺) 이하의 모든 중생은 모두 망념이 있으므로[金剛已還의 一切衆生은 皆是有念일새]중생이라 하고, 모든 부처는 다 무념을 얻었으므로 부처라고 이름하느니라.

○ 십지(十地) · 등각(等覺)도 유념(有念 생각이 있음)이요 불지만이 무념(無念 생각이 없음)이니, 견성은 불지무념(佛地無念)이므로 무념위종이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