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선림보전禪林寶典

제2편 돈황본단경 편역(編譯) 16. 근기(根機)

쪽빛마루 2016. 6. 13. 04:47

16. 근기(根機)

 

 선지식들아, 만약 매우 깊은 법의 세계에 들고자 하고 반야삼매에 들고자하는 사람은 바르게 반야바라밀의 행을 닦을 것이며 오로지 「금강반야바라밀경」한 권만 지니고 읽으면 곧 자성을 보아 반야삼매에 들어가느니라.

 이 사람의 공덕이 한량없음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경에서 분명히 찬탄하였으니, 능히 다 갖추어 설명하지 못하느니라.

 이것은 최상승법으로서 큰 지혜와 높은 근기의 사람을 위하여 설한 것이다. 만약 근기와 지혜가 작은 사람이 이 법을 들으면 마음에 믿음이 나지 않나니, 무엇 때문인가?

 비유하면 마치 큰 용이 큰 비를 내리는 것과 같다. 염부제에 비가 내리면 풀잎이 떠다니듯 하고, 만약 큰비가 큰 바다에 내리면 불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 것과 같으니라. 

 대승의 사람은 「금강경」 설하는 것을 들으면 마음이 열려 깨치고 안다. 그러므로 본래 성품이 스스로 반야의 지혜를 지니고 있어서 스스로 지혜로써 보고 비추어서 문자를 빌리지 않음을 알라.

 비유컨데, 그 빗물이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님과 같다. 원래 용왕이 강과 바다 가운데서 이 물을 몸으로 이끌어 모든 중생과 모든 초목과 모든 유정 · 무정을 다 윤택하게 하고, 그 모든 물의 여러 흐름이 다시 큰 바다에 들어가고 바다는 모든 물을 받아들여 한 몸으로 합쳐지는 것과 같나니, 중생의 본래 성품인 반야의 지혜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善知識아 若欲入甚深法界하며 入般若三昧者는 直修般若波羅蜜行이니 但持金剛般若波羅蜜經一卷하면 卽得見性하야 入般若三昧니라 當知此人功德은 無量하야 經中에 分明(名)讚嘆하니 不能具說이니라 此是最上乘法이니 爲大智上根人說이라 小(少)根智人은 若聞[此]法하면 心不生信하나니 何以故오 譬如大龍이 若下大雨하야 雨於(衣)閻浮提하면 如漂草葉이요 若下大雨하야 雨於(放)大海하면 不增不減이니라 若大乘者는 聞說金剛經하고 心開悟解라 故知本性이 自有般若之智하야 自用智(知)惠觀照하고 不假文字하나니 譬如其雨水不從天(無)有라 元是龍王이 於江海中에 將身引此水하야 令一切衆生과 一切草木과 一切有情無情으로 悉皆蒙(像)潤하야 諸水衆流가 却入大海하야 海納衆水하야 合爲一體니 衆生本性 般若之智도 亦復如是니라.

 

 근기가 작은 사람은 단박에 깨치는 이 가르침을 들으면, 마치 근성이 작은 대지의 초목이 큰 비를 맞고 모두 다 저절로 거꾸러져서 자라지 못함과 같나니, 작은 근기의 사람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반야의 지혜가 있는 점은 큰 지혜를 가진 사람과 또한 차별이 없거늘, 무슨 까닭으로 법을 듣고도 곧 깨치지 못하는가?

 삿된 소견의 장애가 무겁고 번뇌의 뿌리가 깊기 때문이다. 마치 큰 구름이 해를 가려, 바람이 불지 않으면 해가 능히 나타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반야의 지혜도 또한 크고 작음이 없으나 모든 중생이 스스로 미혹한 마음이 있어서 밖으로 닦아 부처를 찾으므로 자기의 성품을 깨닫지 못하느니라.

 그러나 이같이 근기가 작은 사람일지라도 단박에 깨치는 가르침을 듣고 밖으로 닦는 것을 믿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의 마음에서 자기의 본성으로 하여금 항상 바른 견해를 일으키면 번뇌 · 진로의 중생이 모두 다 당장에 깨치느니라. 마치 큰 바다가 모든 물의 흐름을 받아들여서 작은 물과 큰 물이 합하여 한 몸이 되는 것과 같으니라.

 곧 자성을 보면 안팎에 머물지 아니하며 오고감에 자유로워 집착하는 마음을 능히 없애어 통달하여 거리낌이 없나니, 마음으로 이 행을 닦으면 곧 「반야바라밀경」과 더불어 본래 차별이 없느니라.

 

小(少)根之人은 聞說此頓敎하면 猶如大地草木根性自小(少)者가 若被大雨一沃하면 悉皆自倒(到)하야 不能增長이라 小(少)根之人도 亦復如是하나 有般若之智는 '之' 與大智之人으로 亦無差別이어늘 因何聞法卽不悟오 緣邪見障重하고 煩惱根深하야 猶如大雲이 蓋覆於日하야 不得風吹하면 日無能現이니 般若之智도 亦無大小로되 爲一切衆生이 自有迷心하야 外修覔佛하고 未(來)悟自性이니 卽是小根人이라도 聞其頓敎하고 不信外修하야 但於自心에 令自本性으로 常起正見하면 煩惱塵勞衆生이 當時盡悟하야 猶如大海納於衆流하야 小水大水合爲一體라 卽是見性하면 內外不住하며 來去自由하야 能除執心하야 通達無碍하나니 心修此行하면 卽與般若波羅蜜經으로 本無差別하니라

○ 반야삼매(般若三昧)… 식심견성하면 반야삼매라고 육조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