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선림보전禪林寶典

제5권 증도가(證道歌) 91~134.

쪽빛마루 2016. 7. 10. 05:11

증도가證道歌

 

91 心是根法是塵이니               마음은 뿌리요 법은 티끌이니

     兩種은 猶如鏡上痕이라        둘은 거울 위의 흔적과 같음이라.

 

92 痕垢盡除光始現이요           흔적인 때 다하면 빛이 비로소 나타나고

    心法雙亡性卽眞이로다         마음과 법 둘 다 없어지면 성품이 곧 참되도다.

 

93 嗟末法惡時世하노니           말법을 슬퍼하고 시세를 미워하노니

    衆生이 薄福難調制로다       중생의 복 얇아 조복받기 어렵도다.

 

94 去聖遠兮邪見深이여           성인 가신 지 오래고 사견이 깊어짐이여

     魔强法弱多怨害로다           마구니는 강하고 법은 약하여 원해가 많도다.

 

95 聞說如來頓敎門하고는         여래의 돈교문 설교를 듣고서는

    恨不滅除令瓦碎로다            부숴 없애버리지 못함을 한탄하는도다.

 

96 作在心殃在身하니              지음은 마음에 있으나 재앙은 몸으로 받나니

    不須怨訴更尤人이어다        모름지기 사람을 원망하고 허물치 말지어다.

 

97 欲得不招無間業커든           무간지옥의 업보를 부르지 않으려거

    莫謗如來正法輪하라            여래의 바른 법륜을 비방하지 말아라.

 

98 旃檀林無雜樹하니              전단향 나무 숲에는 잡나무가 없으니

     鬱密深沈師子住로다           울창하고 깊숙하여 사자가 머무는도다.

 

99 境靜林閒獨自遊하니           경계 고요하고 숲 한적하여 홀로 노니니

    走獸飛禽이 皆遠去로다        길짐승과 나는 새가 모두 멀리 달아나도다.

 

100 師子兒衆隨後여                 사자 새끼를 사자 무리가 뒤따름이여

      三歲에 卽能大哮吼로다       세 살에 곧 크게 소리치는도다.

 

101 若是野干이 逐法王이면        여우가 법왕을 쫓으려 한다면

      百年妖怪虛開口로다            백년 묵은 요괴가 헛되이 입만 엶이로다.

 

102 圓頓敎勿人情이니              원돈교는 인정이 없나니

      有疑不決直須爭이어다         의심있어 결정치 못하거든 바로 다툴지어다.

 

103 不是山僧이 逞人我요            산승이 인아상을 들어냄이 아니요

       修行에 恐落斷常坑이로다      수행타가 단 · 상의 구덩이에 떨어질

                                               염려함이로다.

 

104 非不非是不是여                   그름과 그르지 않음과 옳음과 옳지 않음이여

      差之毫釐失千里로다             털끝만큼 어긋나도 천리길로 잃으리도다.

 

105 是卽龍女頓成佛이요            옳은 즉 용녀가 단박에 성불함이요

      非卽善星이 生陷墜로다          그른 즉 선성이 산 채로 지옥에 떨어짐이로다.

 

106 吾早年來積學問하야           나는 어려서부터 학문을 쌓아서

      亦曾討疏尋經論이로다        일찍 주소를 더듬고 경론을 살폈도다.

 

107 分別名相을 不知休하고  이름과 모양 분별함을 쉴 줄 모르고

     入海算沙徒自困이로다    바다 속 모래 헤아리듯 헛되이 스스로 피곤하였도다.

 

108 却被如來苦呵責하니     문득 여래의 호된 꾸지람을 들었으니

     數他珍寶有何益고         남의 보배 세어서 무슨 이익 있을건가.

 

109 從來로 蹭蹬學虛行하니     예전엔 비칠거리며 헛된 수행햐였음을 깨달으니

     多年을 枉作風塵客이로다   여러 해를 잘못 풍진객(風塵客) 노릇하였도다.

 

110 種性邪錯知解여              성품에 삿됨을 심고 알음알이 그릇됨이

      不達如來圓頓制로다        여래의 원돈제를 통달치 못함이로다.

 

111 二乘은 精進勿道心이요       이승은 정진하나 도의 마음이 없고

     外道는 聦明無智慧로다         외도는 총명해도 지혜가 없도다.

 

112 亦愚癡亦小駭하니              우치하고도 겁이 많으니

      空拳指上에 生實解로다        빈 주먹 손가락 위에 실다운 견해를 내는도다.

 

113 執指爲月枉施功하고           손가락을 달로 집착하여 잘못 공부하

      根境塵中에 虛捏怪로다       육근 · 육경 · 육진 가운데서 헛되이 괴이한 짓

                                             하는도다.

 

114 不見一法이 卽如來니           한 법도 볼 수 없음이 곧 여래니

      方得名爲觀自在로다            바야흐로 이름하여 관자재라 하는도다.

 

115 了卽業障이 本來空이요         마치면 업장이 곧 공함이요

      未了還須償宿債로다             마치지 못하면 도리어 묵은 빛 갚으리로다.

 

116 飢逢王膳不能飡이라           굶다가 임금 수라 만나도 먹을 수 없으니

      病遇醫王爭得差아              병들어 의왕 만난들 어찌 나을 수 있으랴.

 

117 在欲行禪知見力이여          욕망 속에서 참선하는 지견의 힘이여

      火中生蓮終不壞로다          불 속에서 연꽃 피니 끝내 시들지 않는도다.

 

118 勇施犯重悟無生하니          용시비구는 중죄 짓고도 남이 없는 법을 깨달으니

      早是成佛于今在로다           벌써 성불하여 지금에 있음이로다.

 

119 師子吼無畏說이여            사자후의 두려움 없는 설법이여

      深嗟懵懂頑皮靼이로다     어리석은 완피달을 몸시 슬퍼하는도다.

 

120 只知犯重障菩提요          중죄 범하면 보리를 막는 줄만 알 뿐

      不見如來開秘訣이로다    여래께서 비결 열어 두심은 보지 못하도다.

 

121 有二比丘犯婬殺하니        어떤 두 비구 음행과 살생 저지르니

     波離螢光은 增罪結이라     우바리의 반딧불은 죄의 매듭 더하였고

 

122 維摩大士頓除疑여          유마대사 단박에 의심을 없애줌이여

     還同赫日消霜雪이로다     빛나는 해가 서리 · 눈 녹임과 같도다.

 

123 不思議解脫力이여             부사의한 해탈의 힘이여

     妙用恒沙也無極이로다        묘한 작용 항하사같아 다함 없도다.

 

124 四事供養을 敢辭勞아             네 가지 공양을 감히 수고롭다 사양하랴.

      萬兩黃金도 亦銷得이로다       만량 황금이라도 녹일 수 있도다.

 

125 粉骨碎身未足酬니            뼈가 가루되고 몸이 부숴져도 다 갚을 수 없나니

       一句了然超百億이로다      한 마디에 요연히 백억 법문을 뛰어 넘도다.

 

126 法中王最高勝이여           법 가운데 왕 가장 높고 수승함이여

     河沙如來同共證이로다      강 모래같이 많은 여래가 함께 증득하였도다.

 

127 我今解此如意珠하니            내 이제 이 여의주를 해설하오니

      信受之者皆相應이로다         믿고 받는 이 모두 상응하리도다.

 

128 了了見無一物이여             밝고 밝게 보면 한 물건도 없음이여

     亦無人兮亦無佛이로다        사람도 없고 부처도 없도다.

 

129 大千世界는 海中漚요          대천세계는 바다 가운데 거품이요

     一切聖賢은 如電拂이로다     모든 성현은 번갯불 스쳐감과 같도다.

 

130 假使鐵輪을 頂上旋하나         무쇠바퀴를 머리 위에서 돌릴지라도

      定慧圓明終不失이로다          선정과 지혜가 두렷이 밝아 끝내 잃지 않는도다.

 

131 日可冷月可熱이언정              해는 차게 하고 달은 뜨겁게 할지언정

     衆魔不能壞眞說이로다            뭇 마구니가 참된 말씀 부술 수 없도다.

 

132 象駕崢嶸漫進途어니            코끼리 수레 끌고 위풍당당히 길을 가거니

      誰見螳螂이 能拒轍고           버마재비 수레길을 막는 걸 누가 보겠는가.

 

133 大象은 不遊於兎徑이요        큰 코끼리는 토끼 길에 노닐지 않고

       大悟는 不拘於小節이니       큰 깨달음은 작은 절개에 구애되지 않나니

 

134 莫將管見謗蒼蒼하라         대통같은 소견으로 창창히 비방하지 말라.

      未了吾今爲君決이로다      알지 못하기에 내 이제 그대 위해 결단해 주는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