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오입도요문

[돈오입도요문론 頓悟入道要門論]9. 돈오문[頓悟門]의 종지[宗旨]와 체용

쪽빛마루 2010. 2. 26. 16:49

 

[돈오입도요문론 頓悟入道要門論]


    9. 돈오문[頓悟門]의 종지[宗旨]와 체용[體用]
    1. 종지와 체용

    "이 돈오문은 무엇으로써 종취(宗趣)를 삼고 무엇으로써 참 뜻(旨)을 삼고 무엇으로써 본체로 삼으며 무엇으로써 작용(用)으로 삼는 것 입니까?"

    "무념을 종취로 삼고 망심이 일어나지 않음을 참 뜻으로 삼으며 청정을 본체로 삼고 지혜로써 작용을 삼느니라."

    "이미 무념으로 종취를 삼는다고 말씀할진댄 무념이란 어떤 생각이 없는 것 입니까?"

    "무념이란 삿된 생각이 없음이요 바른 생각이 없다는 것이 아니니라."

    "어떤 것이 삿된 생각이며 어떤 것이 바른 생각 입니까?"

    "있음(有)을 생각하고 없음(無)을 생각하는 것이 삿된 생각이요 있음과 없음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바른 생각이니라. 괴로움[苦]과 즐거움[樂], 나는 것[生]과 없어짐[滅], 취함[取]과 버림[捨], 원망(怨)과 친함(親), 미워함(憎)과 사랑함(愛)을 생각하는 것이 모두 삿된 생각이요, 괴로움과 즐거움등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 바른 생각이니라."

    "어떤 것이 바른 생각 입니까?"

    "바른 생각이란 오직 보리(菩提)만을 생각하는 것이니라."

    "보리는 얻을 수 있습니까?"

    "보리는 얻을 수 없느니라."

    "이미 얻을 수 없을진댄 어떻게 오직 보리만 생각 합니까?"

    "보리는 다만 거짓으로 이름을 세운 것이라 실지로 얻을 수 없으며 또한 과거에도 미래에도 얻을 수 없으니 얻을 수 없는 까닭에 곧 생각 있음이 없느니라. 오직 이 무념을 진실한 생각이라 하는 것이니 보리는 생각할 바가 없는 것이니라. 생각하는 바가 없다는 것은 곧 일체처에 무심함이 생각하는 바가 없음이니, 다만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무념이란 모두가 일에 따라 방편으로 거짓 이름을 세운 것인지라 모두가 하나의 본체로서 같음이요 둘도 없고 다름도 없는 것이니라. 다만 일체처에 무심함을 알면 곧 이것이 무념이니 무념을 얻을 때에 자연해탈이니라."

    "어떻게 하여야 부처님의 행을 하는 것입니까?"

    "일체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부처님 행동이라 하며 또 바른 행동이라 하며 또 성스러운 행동이라 함이니,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있음과 없음 미워함과 사랑함등을 행하지 않는 것이니라.

    [대율]5권 보살품에서 이르기를 '일체 성인들은 중생의 행동을 행하지 않고 중생들은 이와같은 성인의 행동을 행하지 않는다'고 하였느니라."

    "어떤 것이 바로 보는 것입니까?"

    "보는 바 없음을 보는 것을 곧 바로 보는 것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이 보는 바 없음을 보는 것이라 합니까?"

    "일체 색을 볼 때에 물들거나 집착함을 일으키지 아니함이니, 물들거나 집착하지 아니한다 함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므로 곧 보는 바 없음을 본다고 하는 것이니라. 만약 보는 바 없음을 보는 것을 얻었을 때 곧 부처님의 눈이라 하나니 다시 별다른 눈이란 없느니라. 만약 일체 색을 볼 때에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을 일으키게 되면 보는 바가 있다고 하는 것이니 보는 바가 있음이 곧 중생의 눈이니라. 다시 별다른 눈을 가지고 중생의 눈이라 할 것이 없으니, 내지 다른 오근(五根)도 또한 이와 같으니라."
    2. 이성공[二性空]

    "이미 지혜로써 작용을 삼는다고 말씀 하셨는데 어떤 것이 지혜입니까?

    "두 가지 성품이 공(空)한 줄 아는 것이 곧 해탈이며 두가지 성품이 공하지 않은 줄 알면 해탈을 얻지 못하나니 이것을 지혜라 하며 또 삿됨과 바름을 요달하였다고 하며 또 본체와 작용을 안다고 하느니라.

    두 가지 성품이 공했다고 하는 것은 있음과 없음, 선과 악, 사랑함과 미워함이 나지 아니한 것을 이름하여 두 가지 성품이 공하다고 하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