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화경(悲華經)
“정토에 안주 말고 예토서 성불하라”
자비의 연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비화경(悲華經)>의 비화라는 말은 석가모니 부처님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부처님의 정토에 안주하지 않고 사바세계 곧 예토(穢土)에서 성불하여 중생들을 제도해 준 것을 찬양하여 일컬은 말이다.
10권으로 되어 있는 이 경은 5세기 초엽 담무참(曇無讖)이 번역하였다. 6개의 품으로 되어 있으며 동본이역(同本異譯)으로 축법호가 번역한 한거경(閑居經)이 있었다고 전해지나 역자 미상의 <대승비분타리리경(大乘悲分陀利經)>이 <비화경>과 함께 신수대장경 3권에 수록되어 있다.
왕사성 기사굴산(영축산)에서 부처님이 불도를 닦아서 부처가 되고자 하는 자는 괴로움에 시달리는 모든 중생들을 다 제도하겠다는 큰 자비심을 가지고 자기의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고 설해놓은 법문이 이 경이다.
제1 <전법륜품>에는 미륵보살을 위시한 1만 명의 보살들이 함께 모여 동남쪽을 향하여 “나무 연화존불”이라는 염불을 하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보일광명보살이 무슨 까닭에 이러느냐고 부처님께 묻자 동남쪽 머나먼 곳에 연꽃세계가 있는데 거기에 있는 연화부처가 바로 오늘 새벽에 성불을 하여 밝은 광명을 놓으면서 법을 설하면서 온갖 조화를 부리고 있는 것을 알고 보살들이 지금 그 부처를 찬양하고 있다고 말씀하신다.
제2 <다리니품>에서는 연화부처의 전생이야기가 나온다. 일체 모든 것을 알게 하는 ‘요해일체다라니’를 소개하고 이 다라니를 배우면 지혜를 얻어 성불할 수 있다고 한다.
제3 <대사품>에서는 남에게 자비를 베풀어 그들이 불도를 이루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보시라고 설한다.
중생이 사는 사바세계서도
보살행 이르면 누구나 성불
제4 <제보살본수기품>에는 여러 보살들이 성불할 것이라는 수기를 이미 전생에 받았다는 것을 밝히고 무쟁념대왕 등 왕족들이 수기를 받고 있다. 특히 왕의 스승인 보해는 자기의 손이나 발, 코와 눈, 그리고 뼈까지도 달라는 중생이 있다면 서슴없이 바치겠다는 서원을 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있다.
이어 제5 <단바라밀품>에서는 큰 자비를 가진 보살들이 남들이 요구하는 모든 것을 다 주는 보시로써 부처가 된 사례를 말하고 대비보살이 닦아야 하는 수능엄삼매, 보인삼매, 사자유삼매 등 108가지의 삼매를 설하고 있다.
제6 <입정삼매문품>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삼세제불의 스승이 된다고 밝히면서 <비화경>을 설하는 석가모니 부처님께 시방의 부처님들이 2만 명의 보살들을 보내 법문을 듣게 한다고 말했다.
<비화경>의 특징은 다른 정토경전들과는 달리 예토성불을 강조한 점이다. 극락세계 장엄 같은 정토의 공덕보다 예토 곧 중생들의 실제 현실에서 부처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켜 놓았다. 말하자면 예토성불이 진정한 성불이라는 말이다.
정토삼부경인 <무량수경> <관무량수경> <아미타경> 등에서는 중생이 부처님 세계인 극락세계에 가서 태어난다는 왕생설을 강조하는데 이 경에서는 극락세계로 가는 것이 아니라 사바세계 곧 중생이 사는 이 세계에서 부처가 되어 중생들의 곁에서 불사를 짓고, 교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부처님의 세계를 따로 찾아 가는 것이 아니라 중생의 현실 그 자체를 부처의 세계가 되도록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중생이 사는 사바세계가 오탁악세이기는 하지만 석가모니 부처님을 본받아 보살정신을 발휘 수행하면 누구나 성불하고, 이 사바세계가 불국토가 된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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