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이란 무엇인가?

[수행이란 무엇인가] 간화선 수행 - 6. 대의심(大疑心) ①

쪽빛마루 2014. 3. 2. 17:28

[간화선 수행] 

 

6. 대의심(大疑心)  

 

① 근원에 대한 ‘끝없는 물음표’가 생명  

 

간화선에서 말하는 의심은 누군가가 미심쩍어 의심한다는 그런 의심이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의심은 도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일으키는 일종의 근원적인 의문 부호다.

그렇지만 끝내는 알고 싶고 풀고 싶어 하는 갑갑함이 서려 있다  

 

말과 생각의 지평에서 궁극적인 진리는 파악할 수 없다.

사물 자체의 본질이라든가, 나 자신, 너 자신의 진정한 모습은 생각으로는 알 수 없다.

하물며 우리가 수학이나 물리의 세계에서 진리라고 하는 것도

일종의 가설 위에서 이루어진 것임을 볼 때,

우리가 사용하는 이성을 통해서 진리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결코 드러내놓지 못할 것이다.

 

설사 물리의 세계에서 찾아진 진리라는 것도 얼마나 보잘 것 없는가를

인생의 말년에 접어든 뉴턴의 고백에서도 알 수 있다.


“네가 세상에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는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내가 그저 해변에서 놀고 있는 아이와 같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따금 다른 것들보다 매끄러운 조약돌이나 유달리 예쁜 조개껍질을 찾아내곤 기뻐했으나,

거대한 진리의 바다는 전혀 밝혀진 것이 없는 채로 내 앞에 놓여 있다.”


말과 생각으로는 진리 파악 한계 있어

화두로 간절한 의심갖고 살면 값진 삶


구체적인 일상의 세계에서도 이러한데

삶과 세계의 근원적인 문제에 대해서 인간은 철저히 무지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인간이란 어떤 대상에 대해 묻기 이전에

항상 자기 자신에 대해 의문을 던지는 존재다. 의문이 가득한 존재다.

도대체 알 수가 없고 신기하기 때문이다.


화두란 무엇인가.

전에도 언급했지만 화두는 있는 그대로 드러나 있는 진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것은 본래 부처의 마음과 연결되어 있다.

삶과 세계의 근원적인 문제, 그 세계를 보여주는 있는 그대로의 진리,

본래 부처의 마음, 삶의 실상인 공(空)은 말과 생각으로는 파악 불가능이다.  

 

그런데 화두는 말 길과 생각의 길을 끊고 바로 그 자리로 들어간다.

화두가 지니고 있는 철저한 의심은 그것에 대해 어떻게 그려낼 수 있는

조그마한 흔적도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이란 삶과 세계에 대한 근원적이고 풀리지 않는 의문을 던지는 존재이고

그 의문을 풀고자 갑갑해 하는 자이기 때문에 누구나 화두를 들고 있는 셈이지 않는가?

인간이란 본래적으로 화두를 가진 존재이지 않더냐?

그러면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간화선 수행자가 아니더냐?


논리의 비약인지 싶겠지만 사실 그렇다고 본다.

단지 우리가 불문에 귀의해서 선지식으로부터 화두를 받아

그 화두를 들고 수행하는 것은 하나의 종교적 틀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그러한 종교적 틀일지라도 화두를 들고

거기에 간절한 의심을 품고 수행하는 것은

인간 본연의 삶에 가장 잘 어울리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화두로 간절한 의심,

근원적인 의심을 마음속에 품고 인생을 진지하게 살피며,

부처님의 생명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 값지고 좋은 일이다.

우리가 화두를 드는 순간, 간절한 의심을 일으키는 순간,

내가 본래 그 자리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는 생각을 해 보라.

진정 가슴 떨리는 사건이지 않은가!

 

조계종 포교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