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이란 무엇인가?

[수행이란 무엇인가] 절 수행 - 28. 절 수행의 마음 자세

쪽빛마루 2014. 3. 2. 17:45

[절 수행]

 

28. 절 수행의 마음 자세

 

“일심으로 절하면 참마음 자리로 돌아가”


 

절 할 때의 마음가짐은

어찌 보면 절하는 그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

절을 할 때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자세로 하느냐에 따라 그 효과나 공덕이 크게 달라진다.

 

절 수행의 참다운 의미를 맛보려면

마음의 준비를 확고하게 갖추고 마음의 흐름을 잘 제어하면서

깊은 마음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늑나마제는 <법원주림(法苑珠林)>에서

절하는 마음자세에 따른 7가지 예법을 제시했다.

그것을 참고로 하여 절 수행의 마음 자세를 정리해 보겠다.


① 나 자신을 최대한 낮추는 하심하는 마음을 지녀야 한다.

 

절을 할 때는 자신을 텅 비워야 한다.

‘나’라는 생각과 내가 누군데 하는 상을 버리고

자신을 철저히 밑바닥까지 낮추면서 그 낮춘다는 생각까지 버려야 한다.

그래서 늑나마제는 아만하고 교만한 마음을 가지고 절해서는 안된다고 하였다.


② 절을 받는 대상에 대한 존경심과 공경심을 품어야 한다.

 

절을 할 때

부처님이 바로 눈앞에 살아 계신다고 여기고

몸과 마음을 다하여 절해야 한다.

설사 절을 받는 대상이 부처님이 아니더라도

부처님처럼 존경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품어야 한다.

이렇게 부처님이 내 앞에 생생히 살아서 앉아 있다고 여기며 절하면

절을 지극 정성으로 하는 것은 물론이요 온 마음을 기울이게 될 것이다.


③ 어떤 유혹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끊임없는 불퇴전의 정진력을 품어야 한다.


④ 어떤 고통에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인욕하는 마음을 품어야 한다.


⑤ 밝은 마음과 청정한 마음을 품어야 한다.

 

늑나마제는 이것을 발지청정례(發智淸淨禮)라 하여

슬기로운 마음이 밝고 예리하여 법계를 깊이 알고

마음에 장애가 없는 청정한 상태에서 예배를 올리는 것이라고 했다.

마음이 비고 장애가 없어 한 부처님께 절하는 것이

 일체 부처님께 절하는 것과 같으며

한 번 절하고 한 번 일어남이 가장 높고 훌륭하다고 했다.


⑥ 정신을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지녀라.

 

마음이 외부의 대상에 따라 오락가락하거나 방해를 받지 않고

이러저러한 잡념에 좌우되지 않기 위해서는

절하면서 마음을 어느 한 가지 대상에 집중해야 한다.


⑦ 불.보살님에 대한 굳건한 믿음과 자기 자신이 본래 성불해 있다는 신심을 지녀야 한다.

 

비록 자신이 중생의 삶으로

미혹되어 윤회하고 있지만 본래 나 자신은 본래 부처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본래 부처임을 관하면서 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을 늑나마제는 정관수성례(正觀修成禮)라 했다.

이러한 본래 부처의 마음가짐이 하심하는 마음이요

상대방도 부처님처럼 존경하는 마음이다.


⑧ 절하는 자와 절을 받는 대상인 불.보살이둘이 아닌 점을 깊이 관하는 마음을 품어라.

 

나와 부처님의 본래 바탕은 공(空)으로서 한 마음이다.

그래서 내가 부처님 속으로 들어가고 부처님이 내 속으로 들어온다.

부처님뿐만 아니라 모든 대상에 대해 공으로써 평등한 마음으로 절한다.

자타가 없고 범성이 따로 없다.

부처와 중생을 가르지 않으며 똑 같은 평등한 자리에 서 있다.

이것을 실상평등례(實相平等禮)라 한다.

나와 부처가 다르지 않고, 나와 일체 대상이 다르지 않다면

어느 하나에 지극정성으로 절하면 모든 부처와 중생에게 절하는 것과 같다.

하나의 진법계(眞法界)에는 모든 것이 연기관계로 어우러져 있다.


따라서 하나에 절하면

일체에 절하는 것과 같으며 그렇게 법계에 진입하는 것이다.

이것을 늑나마제는 변입법계례(遍入法界禮)라 했다.

 

일심으로 절하는 이 마음으로 우주 법계에 들어간다는 것은

절하는 순간 내가 참마음자리로 돌아간다는 것이며,

그렇다면 절하면서 감사하는 그 마음은

우주법계의 모든 두두물물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렇게 절하면서 우리는 하나일 수 있으며 한 생명일 수 있다.

내가 탑에 절하면 탑도 나에게 절한다.

내가 부처에게 절하면 부처도 나에게 절한다.


 

조계종 포교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