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도반 여러분! 천 번이고 만 번이고 윤회하면서도 벗어나지 못한 까닭은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모두 참마음(眞心)을 일으키지 않아서 그렇게 되었다.
참마음은 바깥 경계와 부딪치는 바로 그자리에 존재하는 것으로서, 사량분별을 통해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비유하면 마치 남이 나를 악하게 헐뜯는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그자리에서 화가 나서, 몸과 마음의 경계는 물론 견문각지(見聞覺知)가 모두 성내는 것과 같다. 나아가 밥먹는 것도 잠자는 일도 모두 잊고 꿈 속에서도 그것이 나타난다. 그런가 하면 원망을 품고 종신토록 잠시도 잊지 못하는 것과 같다. 위와 같이 화내는 것(瞋)은 수많은 8만 번뇌 중의 겨우 한 번뇌에 해당할 뿐이다. 번뇌 하나가 그럴진댄 나머지 모든 번뇌도 다 그렇다. 번뇌 끼리 서로서로 자물쇠 고리처럼 연결되어 생사를 이루어 끊임없이 거기에 흘러 들어간다.
참선하여 이 생사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렇게 해야 된다. 즉 남들이 생사(生死)에 대해서 이러니저러니 언어나 문자로 사량분별하는 소리를 듣기만 하면 곧바로, 나를 악하게 헐뜯는 소리로 여겨서 분한 마음을 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경교(經敎)에서 한 말을 끌어들여 알음알이를 조작하여 사량하려 하지 말라. 오직 분하고도 분한 마음이 마음 속에서 떨쳐버리려 해도 떨어지지 않는 것처럼 해야만 한다. 만일 담박에 깨치지(頓悟) 못하면 죽더라도 그만두어서는 안된다. 이와 같이 마음 먹는다면 어찌 생사의 대사를 깨닫지 못하겠으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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