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임간록林間錄

74. 심인을 전하는 방법을 터득함/ 남원 혜옹(南院慧顒)스님

쪽빛마루 2015. 1. 3. 12:01

74. 심인을 전하는 방법을 터득함/ 남원 혜옹(南院慧顒)스님

 

 남원 혜옹(南院慧顒 : 860~930)스님은 말하였다.

 “물음은 답 속에 있고 답은 물음 속에 있다[問在答處 答在問處].”

 또 협산(夾山)스님은 이렇게 말하였다.

 

밝음 속에서는 횡골(橫骨)을 뽑아내고

어둠 속에서는 혀 끝에 앉았으니

그대의 현묘한 뜻은 노승의 혀 끝에 있고

노승의 현묘한 뜻은 그대의 혀 끝에 있다.

 

 

明中抽橫骨  暗中坐舌頭

上座玄旨是老僧舌頭  老僧玄旨是上座舌頭

 

혀 끝에 앉으면

또 다른 견해가 생겨나니

산 뜻을 참구하고

죽은 뜻을 참구하지 말지어다.

 

坐却舌頭  別生見解

參他活意  不參死意

 

 또 달관(達觀)스님은 말하였다.

 

조금도 입술을 떼었다 하면

곧 헤아림[意思]에 떨어지게 되니

이는 모두 죽음으로 가는 문이지

살 길이 아니며

설령 그곳을 벗어난다 하여도

오히려 빠져 있는 것이다.

 

才涉唇吻  便落意思

竝是死門  故非活路

直饒透脫  猶在沈淪

 

 내 일찌기 동산스님과 일제스님께서 제창하신 종지가 매우 비슷한 점을 이상하게 생각해 왔는데 이는 옛 성인이 중생을 위하시던 법식의 요점을 얻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능엄경」에서는 “이곳(사바)에서는 소리를 통해서 청정한 가르침을 전한다”하였다. 그러므로 옛부터 사람들은 달마스님을 관음보살의 응신이라 한 것이다. 한편 「능가경=楞伽經」을 심인(心印)이라 하니, 그것은 부처님의 말씀은 마음으로 종지를 삼는다는 뜻이다. 이렇게 볼 때 남악 회양(南嶽懷讓)스님 또한 관음보살의 응신이라 하니, 그 뜻을 음미해 보면 구차스러운 말이 아닐 성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