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강서 마조(江西馬祖)선사
/ 709~788
스님의 법명은 도일(道一)이며, 한주 시방(漢州 什邡) 사람으로 속성은 마씨(馬氏)다. 모습이 남달라 호랑이 눈에 황소 걸음을 걸었다. 남악 회양(南嶽懷讓)스님에게 법을 얻은 후 촉(蜀) 땅으로 돌아가니 고향 사람들이 떠들썩하게 맞이하였다. 그런데 개울가에 한 노파가 있다가 말하였다.
“어떤 대단한 인물인가 하였더니, 키[箕]쟁이 마씨네 아들이었군!”
이 말을 듣고 스님께서 게를 읊었다.
그대들에게 바라노니 고향일랑 가지 말아라
고향에 돌아가면 도인될 수 없으니
개울가의 늙은 할미가
나의 옛이름을 부르는구나.
勸君莫還鄕 還鄕道不成
溪邊老婆子 喚我舊時名
스님은 다시 강서 땅으로 돌아왔다.
인도[西天] 제27조 반야다라(般若多羅)존자는 다음과 같은 예언을 남겼다.
“금닭이 곡식 한 톨 물 줄 알 때 시방의 나한승을 공양하리라.”
그리고 육조는 남악스님에게 말하였다.
“그대의 뒤에 망아지 한 마리가 나타나 세상 사람을 밟아버릴 것이다.”
석공 혜장(石鞏慧藏)이 사냥꾼이었을 때였다. 마침 스님의 마당 앞을 지나가자 스님은 그를 보고 물었다.
“무엇하는 사람인가?”
“사냥을 합니다.”
“활을 쏠 줄 아는가?”
“알고 있습니다.”
“한 발로 몇 마리나 맞추느냐?”
“한 발로 한 마리를 맞출 수 있습니다.”
“그대는 활을 쏠 줄 모르는구나.”
“스님께서도 활을 쏠 줄 아십니까?”
“알지!”
“한 발로 몇 마리나 맞추십니까?”
“한 발로 한 떼를 다 잡는다.”
“피차 똑같은 목숨인데 어떻게 한 떼를 모두 쏠수 있습니까?”
“그런 줄 알고 있다면 어찌하여 스스로를 쏘지 않는가?”
“저더러 스스로를 쏘라 하시면 당장에 손을 쓸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오랜 겁 쌓인 이놈의 무명(無明)이 한 순간에 사라졌구나!”
석공 혜장은 마침내 활을 팽개치고 스님에게 몸을 맡겨 출가하였다.
스님이 백장(百丈 : 749~814)스님과 함께 길을 가다가 물오리를 보고서 물었다.
“물오리는 어디에 있느냐?”
“날아가버렸습니다.”
스님이 백장스님의 코를 비틀자 백장스님은 아프다고 소리쳤다. 스님이 또다시 말하였다.
“다시 말해 보아라. 날아가버렸다고.”
백장스님은 여기서 깨우친 것이 있었다. 그리고는 요사채로 돌아와 대성통곡을 하니 함께 일하던 스님이 물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가?”
“직접 가서 스님(마조)께 여쭤 보게.”
그 스님이 방장실로 스님을 찾아가 말하였다.
“회해(백장)시자가 무슨 일로 우는지 알 수 없습니다. 저더러 스님께 와서 물으라 하였습니다.”
“너는 다시 가서 그에게 물어 보아라.”
그 스님이 돌아와 묻자 백장스님은 껄껄대며 웃었다. 그 스님이 말하였다.
“조금 전에는 통곡을 하더니만 이제는 웃고 있구나!”
“조금 전엔 울다가 이제는 웃는다.”
방(龐 : ?~808)거사가 참방하여 스님께 물었다.
“만법과 상대하지 않는 자는 어떤 사람입니까?”
“그대가 한 입에 서강의 물을 다 마시면 그때 가서 말해 주겠네.”
거사는 이 말에 느낀 바가 있었다.
스님께서 제자인 백장(百丈) · 남전(南泉) · 지장(智藏)스님들과 함께 달구경을 하다가 말하였다.
“지금 이런 때는 어떤가?”
그러자 지장스님이 말하였다.
“수행하기에 딱 좋은 밤입니다.”
백장스님은 말하였다.
“공양하기에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남전스님은 아무 말없이 소매를 털고 가버렸다. 이에 스님은 말하였다.
“경학은 지장에게, 참선은 백장에게 돌아가지만 보원(普願 : 南泉)만은 세간을 초월하였다.
그 후 스님은 늑담사에서 입적하셨다.
찬하노라.
호랑이 눈매에 황소 걸음을 하고
용의 수염에 무쇠 얼굴이로다
보리달마의 마음법문[心宗]을 없애고
반야다라의 예언에 맞았도다
금닭이 곡식 한 톨 물 줄 알 때
화근이 보이지 않게 싹트고
망아지가 천하 사람을 짓밟으니
아우성소리를 감추기 어렵구나
노루 쏘는 법으로 석공의 무명이 녹아졌다 인가하고
물오리를 만난 길에 백장의 코를 비틀었도다
온 강물을 들이킨 입으로
방거사를 쳐 죽이고
달구경하는 기회에
보원을 구덩이에 묻어버렸네
여든네 명 제자의 수레바퀴소리는
상처난 나귀 등에 모인 파리떼처럼 한 무리를 이루니
7천리 길을 구구하게 달려갔으나
키쟁이 마씨네 아이라는 소리를 들었네
맨손으로 조계의 정맥을 막아
고금에 몇 갈래 도도한 물결 만드니
즉심(卽心) 종지는 임제를 만나 가문을 이루고
그 후손 끊임없이 「전등록」에 올랐네
머리 숙여 절하노니, 진공(眞空) 대법왕이시여
넓디 넓어 무어라 이름할 수 없네
그 자취 찾으려 하나
허공같고 벗갯불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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