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좌선의 요법 / 정상좌(靜上坐)
정상좌(靜上坐 : 國淸師靜)는 처음에 현사(玄沙師備 : 825~905)스님을 뵙고 오묘한 종지를 얻은 뒤 천태산에 살았다. 30년 동안 한번도 산을 내려오지 않고 3학을 폭넓게 공부하여 깨끗한 수행으로 고고하게 살았다. 한번은 선을 닦는 이가 물었다.
"좌선할 때면 생각[心念]이 갈래갈래 흩어집니다. 스님께서 지도 좀 해주십시오."
정상좌가 대답하였다.
"그대는 생각이 흩어지는 그 때, 흩어져 달아나는 바로 그 생각으로 흩어져 가는 곳을 찾아 보아라. 찾아 보아도 가는 곳이 없다면 흩어지는 생각이 어디 있겠느냐? 찾는 그 마음을 돌이켜 찾는다면 찾는 그 마음은 또 어떻게 있겠느냐?
또한 비추는 지혜[能照之智]도 본래 공(空)하며 연(緣)이 되는 대상[所綠之境]도 고요한 것이다. 따라서 고요하면서도 고요하지 않음은 고요한 주체가 없기 때문이며, 생각하면서도 생각하지 않음은 비칠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주관과 대상이 다 고요하면 마음이 편안해지니 이것이 마음 근원으로 돌아가는 긴요한 방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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