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구양수가 만난 노승
구양문충공(歐陽文忠公 : 修)이 숭산(崇山)에 갔을 때였다. 마음 닿는대로 가다가 어느 옛 절에 이르니 경치가 쓸쓸한데 한 노승이 태연히 경을 읽고 있었다. 공이 말을 걸어도 별로 돌아보지도 않았다. 공이 물었다.
"옛 고승들은 생사의 갈림길에서도 대개가 담소하면서 입적하셨는데 무슨 도리로 그렇게 되었습니까?"
그 스님이 대답하였다.
"정혜(定慧)의 힘으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어째서 지금은 그런 인물이 없습니까?"
"옛 사람은 생각 생각이 정(定)에 있었으니 임종이라해서 흩어질[散] 리가 있었겠습니까. 지금 사람은 생각 생각이 산람함[散]에 있으니 임종에 어떻게 정(定)을 얻을 리가 있겠습니까"
문충공은 이 말을 듣고 탄복하였다. 「임간록(林間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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