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선림보전禪林寶典

제2편 돈황본단경 편역(編譯) 33. 후기(後記)

쪽빛마루 2016. 6. 21. 05:26

33. 후기(後記)

 

 이 「단경」은 상좌인 법해스님이 모은 것이다. 법해스님이 돌아가니 같이 배운 도제스님에게 부촉하였고, 도제스님이 돌아가니 문인 오진스님에게 부촉하였는데, 오진스님은 영남 조계산 법흥사에서 지금 이 법을 전수하니라.

 

此壇經은 法海上座集이라 上座無常하니 付同學道漈하고 道漈無常하니 付門人悟眞하야 悟眞은 在嶺南曹溪山法興寺하야 見今傳授(受)此法하니라

 

 만약 이 법을 부촉할진대는 모름지기 상근기의 지혜라야 하며, 마음으로 불법을 믿어 큰 자비를 세우고 이 경을 지니고 읽어 의지를 삼아 이어받아서 지금까지 끊이지 않는다.

 

如付此(山)法인댄 須得(德)上根(恨)智(知)니 心身佛法하야 立大悲持此經하야 以爲依(衣)承하야 於今不絶이로다

 

 [법해]스님은 본래 소주 곡강현 사람이다. 여래께서 열반하시고 법의 가르침이 동쪽 땅으로 흘러서 머무름이 없음을 함께 전하니, 곧 나의 마음이 머무름이 없음이로다.

 이 진정한 보살이 참된 종취를 설하고 진실한 비유를 행하여 오직 큰 지혜의 사람만을 가르치나니, 이것이 뜻의 의지하는 바이다.

 무릇 제도하기를 서원하고 수행하고 수행하되, 어려움을 만나서는 물러서지 않고, 괴로움을 만나서도 능히 참아 복과 덕이 깊고 두터워야만 바야흐로 이 법을 전할 것이다. 만약 근성이 감내하지 못하고 재량이 좋지 못하면 모름지기 이 법을 구하더라도 법을 어긴 덕 없는 이에게는 망령되이 「단경」을 부촉하지 말 것이니, 도를 같이 하는 모든 이에게 알려 비밀한 뜻을 알게 하노라.

 

和尙은 本是韶州曲江縣(懸)人也라 如來入涅槃(盤)하고 法敎流東土하야 共傳無住하니 卽我心無住라 此眞菩薩이 說眞宗(示)하고 行實喩하야 唯敎大智人하니 是旨依(衣)라 凡度誓修修行行하야 遭難不退하며 遇苦能忍하야 福德深厚라사 方授此法이요 如根性이 不堪하고 材(林)量이 不得하면 須求此法하나 違律(立)不德者는 不得妄付壇經이라 告諸同道者하야 令知密(諸蜜)意하노라

○ 도제(道漈) · 오진(悟眞)… 도제는 법해(法海)의 동학(同學)이니 육조의 문인이요, 오진은 도제의 문인이니 육조의 손제자이다. 이는 단경 전수의 계맥(系脈)이니, 돈황원본은 오진 이전의 최고본(最古本)임이 분명하며, 일천여년간 돈황석굴(敦煌石窟)에 비장(秘藏)되어 유통본처럼 뒷 사람들의 첨삭(添削)이 없으므로 육조의 성의(聖意)를 전한 진본(眞本)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