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2월 15일 백련암 만배기도
12월 들어서자 황금같은 휴가 일자가 잡혀 있어 무얼 할까 궁리하느라 머리가 바쁘게 돌아간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날씨에 조바심이 난다.
혹시 눈이 오게 되면 눈길에 약하기 때문에 오가는 길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월요일에 비가 내려 혹시 빙판길이 되어 있을까봐 걱정이 되어 화요일에 백련암으로 기도 문의 차 전화를 드렸드니 전화가 연결이 되질 않는다.
회사 마치고 출발하게 되면 서둘러도 저녁 9시 전에는 도착이 힘들것 같아 늦게 도착하면 스님들께 누가 될까 봐 아침에 일찍 출발할까도 고민하고 있던 중이었기도 했으니까.
나중에 원주스님께서 성철 큰스님 학술회의 차 서울에 계신다고 편한 시간에 오셔서 기도 하라고 연락을 주셨다.
14일(화) 저녁 회사를 마치고 서둘러 출발했건만 퇴근시간이라 도로사정은 순탄치를 못해 백련암에 도착하니 저녁 9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세찬 바람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풍경소리와 맑은 밤하늘에는 유난히 빛나는 별빛들과 물흐르듯 바람따라 빠르게 흘러가는 구름들이 어우러져 조용한 산사 풍경을 한편의 동영상으로 만들어 내고 있는것 같았다.
15일(수) 새벽예불시간 문고리를 잡는 순간 손이 쩍쩍 달라 붙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가 있었다.
바람도 여전하게 기세가 꺾일줄 모르고 모든 사물이 얼어 붙어버린 느낌이다.
03:00~04:00 새벽예불
04:00~06:20 1,800배
06:20~06:50 아침공양 및 휴식
06:50~10:30 2,600배(4,400배)
10:30~10:45 사시예불
10:45~11:20 500배(4,900배)
11:20~12:30 점심공양 및 휴식
12:30~15:30 2,200배(7,100배)
15:30~15:45 휴식
15:45~17:20 1,200배(8,300배)
17:20~17:50 저녁공양 및 휴식
17:50~20:35 저녁예불 및 1700배(10,000배) 회향
처음엔 두시간 단위로 쉬어 가면서 기도를 할려고 했으나 밖의 바람소리와 차가운 기온에 움직여 볼 엄두도 안났고 큰 법당에 조용히 혼자 있다는게 너무 편안하게 와 닿아서 위와 같이 기도시간이 엉망이 되어 버렸던것 같다.(물론 시간은 약간의 오차는 있지만...)
새벽 3시 새벽예불을 시작으로 저녁 8시 35분까지 약17시간 30여분(휴식시간 포함)이 걸려서 10,000배 기도를 회향하게 되었다.
사실 왜 만배기도를 하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나름 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때가 되면 자연스럽게 이뤄지리란 생각으로 지내왔으나 올해가 가기 전에 만배기도를 해 보자는 생각은 지난달 넷째주(11월 28일) 백련암 삼천배 대중기도를 회향하고 나설 때 문득 욕심이 일어났던 것이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는 말처럼 날짜가 잡히자 전국적으로 한파가 들이 닥친다는 일기예보에 혹시나 눈, 비로 인한 도로사정으로 인해 일정에 차질이 올까 봐 제일 걱정이 된 것은 사실이다.
다행히 기온은 내려가도 눈, 비로 인한 장애가 없어 무사히 기도를 할수 있었던게 너무 행복했을 뿐이고 추운 날씨로 인해 오히려 법당에서 꿋꿋하게 기도에 전념할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기도후 나름대로 되돌아 본다면
아무도 오가질 않는 조용한 법당에서 혼자서 기도할수 있다는것이 너무나 큰 영광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기도를 할려고 했지만, 새벽과 저녁 공양후의 기도시간이 제일 집중이 좋았었던 것 같고, 아침 공양후 오전엔 수마와 씨름하느라 힘든 기도가 되었고, 오후엔 숫자에 집착이 되어 힘들었던것 같다.
기도 후 저녁 10시경이되니까 주위가 조용하다.
그렇게 요란하던 바람도 잠잠해 지고 고요한 밤도 깊어지기 시작한다.
몸은 뒤틀리지만 개운한 마음에 쉽게 잠이 올것 같지 않더니만 그렇게 또 한 밤을 뜬 눈으로 지새우게 되니 만 24시간이 그렇게 지나 가게 되었다.
할수 있을까 걱정하는 시간이 문제이지 무슨 일이든 밀어 붙여 발만 들여놓으면 이루어 낼수 있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재확인하는 계기가 되었고, 나름 알게 모르게 조금이나마 성장했을 것이라는 생각에 홀로 자부심을 가져 본다.
아무튼 작은 기도지만 이번 만배 기도 회향으로 조그마한 공덕이라도 있다면 모든 일체중생이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회향하고 왔습니다.
감사합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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