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덕산스님
중극 선종에서 보면
임제종을 창시한 임제스님과,
운문종.법안종의 종조(宗祖)되는 덕산스님,
이 두 분 스님을 조사들 가운데 영웅이라고 하여 칭송하고 있읍니다.
덕산스님은 처음 서촉에 있으면서 교리 연구가 깊었으며 특히 금강경에 능통하여
세상에서, 스님이 속성이 주씨이므로, 주금강이라고 칭송을 받았읍니다.
스님은 그 무렵
남방에서 교학을 무시하고
오직 '견성성불'을 주장하는 선종의 무리가 있다는 말을 듣고 분개하여
평생에 심혈을 기울여 연구한 금강경소초를 짊어지고 떠났읍니다.
가다가 점심 때가 되어서 배가 고픈데
마침 길가에 한 노파가 떡을 팔고 있었읍니다.
"점심을 먹어려고 하니 그 떡을 좀 주시오." 하니 그 노파가
"내 묻는 말에 대답하시면 떡을 드리겠읍니다." 고 하여
덕산스님이 "그러자"고 하였읍니다.
노파가 물었읍니다.
"지금 스님의 걸망 속에 무엇이 들어있읍니까?"
"금강경소초가 들어있소."
'그러면 금강경에
'과거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현재의 마음도 얻을 수 없고
미래의 마음도 얻을 수 없다'고 하는 말씀이 있는데
스님은 지금 어느 마음에 점을 찍으려고 하십니까?"
'점심(點心)먹겠다'고 하는 말을 빌어 이렇게 교묘하게 질문한 것입니다.
이 돌연한 질문에 덕산스님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읍니다.
자기가 지금까지 그렇게도 금강경을 거꾸로 외고 모로 외고
모르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떡장수 노파의 한 마디에 모든 것이 다 달아나 버렸읍니다.
그래서 노파에게 물었읍니다
"이 근처에 큰스님이 어디 계십니까?"
"이리로 가면 용담원에 숭신 선사가 계십니다."
점심도 먹지 못하고 곧 용담으로 숭신 선사를 찾아 갔읍니다.
"오래 전부터 용담(龍潭)이라는 말을 들었더니
지금 와서 보니 용(龍)도 없고 못(潭)도 없구만요."
"참으로 자네가 용담에 왔구만."
주금강은 또 할 말을 잃어버렸읍니다.
그때부터 용담스님 밑에서 공부를 하였는데,
하루는 밤 깊도록 용담스님 방에서 공부한 뒤에
자기 방으로 돌아가려고 방문을 나섰다가
밖이 너무 어두워 방안으로 다시 들어갔읍니다.
그래서 용담스님이 초에 불을 켜서 주는데
덕산스님이 받으려고 하자마자
곧 용담스님이 촛불을 확 불어 꺼 버리는 것이었읍니다.
바로 이 때 덕산스님은 확연히 깨쳤읍니다.
그리고는 용담스님에게 절을 올리니 용담스님이 물었읍니다.
"너는 어째서 나에게 절을 하느냐?"
"이제부터는 다시 천하 노화상들의 말을 의심하지 않겠읍니다."
그 다음닐 덕산스님이 [금강경소초]를 법당 앞에서 불살라 버리며 말하였읍니다.
모든 현변(玄辯)을 다하여도
마치 터럭 하나를 허공에 둔 것 같고,
세상의 추기(樞機)를 다한다 하여도
한 방울 물을 큰 바다에 던진 것과 같다.
모든 변론과 언설이 하도 뛰어나서 온 천하의 사람이 당할 수 없다고 해도,
깨달은 경지에서 볼 때에는 큰 허공 가운데 있는 터럭과 같다는 것입니다.
자기가 실제로 깨친 것은 저 허공과 같은 광대무변한 것으로,
이 대도라는 것에 비하면
세상의 모든 수단을 다하는 재주가 있다 하여도
그것은 큰 골짜기에 작은 물방울 하나 던지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전에는 지식이 장한 줄 알았다가
바로 깨쳐 놓고 보니 자기야말로 진짜 마구니의 제자가 되어 있었더라는 것입니다.
덕산스님은 이렇게 깨치고 나서,
사람을 가르치는 데 누구든 어른거리면 무조건 몽둥이로 때렸읍니다.
부처님이 와도 때리고 조사가 와도 때리고 도둑이 와도 때리는
미친 사람이 되었읍니다.
또한 한 주일마다 온 절안을 뒤져서
무슨 책이든 눈에 띄기만 하면 모두 불에 넣어 버렸읍니다.
이 덕산스님의 몽둥이 밑에서 무수한 도인이 나왔읍니다.
천하에 유명한 설봉스님, 암두스님이 나왔으며,
운문스님의 운문종과 법안스님의 법안종이 또한 이 몽둥이 밑에서 나왔읍니다.
이렇듯 자기개발이란
오직 마음을 닦아서 삼매를 성취해야 하는 것이지 언어 문자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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