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바로 봅시다

『자기를 바로봅시다』발 아래를 보고 발 아래를 보라

쪽빛마루 2011. 11. 8. 15:53

 

발 아래를 보고 발 아래를 보라(1988년 11월23일 해인사 겨울수련회)


 


 


만길 봉우리 앞에 들말 달리고


천길 바다 밑에 진흙소 소리치니


산호가지 위에 햇빛이 밝고 밝으며


흰 학이 허공에 높이 나는도다


발 아래를 보고 발 아래를 보라


달마의 한 종파가 땅을 쓸어 다하고


기이하고 기이하니


공자의 삼천 제자가 다 염불하는도다


이가 낭군과 박가 아씨는 서울 거리에서 춤추고


개미와 모기는 연화대 위에 있는도다


가을바람이 불어 단풍잎을 흩으니


울타리 가 누런 국화는 맑은 향기를 토하는도다


훔훔


임제가 놀라서 입을 크게 벌리니


늙은 호랑이 사슴왕의 머리를 깨물어 부수는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