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이란 무엇인가?

[수행이란 무엇인가] 간화선 수행 - 15. 마음 길 찾아나서는 구도여정의 스승

쪽빛마루 2014. 3. 2. 17:35

[간화선 수행]

 

15. 마음 길 찾아나서는 구도여정의 스승선지식

 

발심 촉발하는 수행점검

깨달음 인가하는 역할

 

간화선에서 선지식(善知識)은

발심과 더불어 중요한 두 가지 축을 이룬다.

선지식이란 수행길의 안내자이자 지도자이다.

마음을 다스리고 깨우치게 하는 정신의 스승인 것이다.

 

〈화엄경〉에서는 선지식의 역할에 대하여 이렇게 정의한다.

 

“선지식은 사람들을 인도하여 일체지(一切智)로 가게 하는 문이며,

수레이며 배이며 횃불이며 길이며 다리다.”

 

낮선 길을 가는 나그네에겐 이정표나 안내자가 필요하듯이

마음 길을 찾아나서는 구도의 여정에 스승의 지도나 안내는 너무나 절실하다.

 

마음의 소를 길들여 원하는 바대로 자유자재로 움직이려면

제멋대로 나대며 요동치는 마음의 작용을 잘 제어해야 한다.

열길 우물 속은 알아도 한길 마음속은 모른다고 했다.

 

‘내 마음 나도 모르게’라는 노래가사도 있듯이

스스로도 내 마음의 갈 길을 잘 모른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다.

그러나 한길 마음속이라 했지만, 사실 마음은 깊은 바다와 같다.

내 마음은 대우주의 모든 것이 들어가 있는 소우주다.

이러한 마음의 움직임을 잘 파악하여 적절히 길들이고 이끄는 데는

훌륭한 수행 지도자가 아니고서는 매우 어렵다.

 

특히 간화선에서 선지식의 역할은

수행자의 발심을 촉발하고 수행 정도를 점검하며

최종적으로 깨달음을 인가하는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수행 지도자보다 그 역할이 지중하다.

깨달음을 인가하는 객관적인 잣대가 없는 상황에서

깨달은 자만이 깨달음을 등불을 밝혀줄 수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 땅의 역대 선사들은 자기 자신을 찾고야 말겠다는

치열한 구도심을 일으키고 그 길로 인도해준 선지식의 행위에 대해

그 은혜는 부모님보다 뛰어나고

백겁 동안 뼈를 갈고 몸이 부서지도록

수미산을 머리에 이고 돈다 해도 보답하기 어렵다고 고백한다.

 

선지식은 수행자의 진정한 발심과 공부를 위해

그의 모든 생각과 고정된 견해를 완전히 제거해 버린다.

가풍에 따라 그러한 수행 길로 자상하게 인도해 주는 스승이 있는 반면

방망이로 때리고 고함치는 스승도 있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제자를 두들겨 패고 내쫓아 보내기도 하지만

모두 수행자가 올바른 길로 접어들게 하기 위한

자상한 배려에서 나온 대자비의 행위이다.

 

따라서 수행자는 이러한 선지식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

선지식에 대해 조금의 의심이라도 생기면 그 자리에서부터 어긋난다.

 

그렇다면 일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재가자들은

어떻게 선지식을 찾고 지도를 받을 수 있겠는가 하는 어려운 문제에 부닥친다.

사실 출가한 스님들도 선지식을 제대로 찾기 어려우며

누가 선지식인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마당에

어떻게 재가자가 선지식을 찾으란 말인가.

 

선지식을 찾기 위해 구도심을 불태우며 수행하고 기도하면

자신의 수행 정도에 따라 선지식을 찾기 마련이라는 점을 말해 주고 싶다. 좋

은 방법으로는 조사어록이나 경전,

그리고 선지식들의 법문이나 녹음테이프를 듣고

발심을 촉발하고 수행해 나가는 것이다.

특히 법문을 듣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휘어 감는 선지식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재가자들을 위한 선방이 개설된 곳으로 가면

안내자나 지도자가 있으니 그런 곳을 찾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또한 현재 종단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는 간화선 수행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선지식을 통해 화두를 받을 수 있으므로 이러한 프로그램에 참석하는 것도 좋다.

 

조계종 포교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