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이란 무엇인가?

[수행이란 무엇인가] 간경 수행 - 36. 경전을 대하는 마음가짐

쪽빛마루 2014. 3. 2. 17:51

[간경 수행]

 

36. 경전을 대하는 마음가짐

 

“경전은 곧 법신사리”

 

부처님 대하듯 대하고
간절히 귀기울여 경청


간경 수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처님과 경전에 대한 믿음이다.

경전은 법보(法寶)로서 귀의의 대상 중에 하나이다.

 

경전에는 부처님의 말씀이 담겨 있기 때문에

경전은 부처님과 동일시된다.

그래서 불자들은 경전을 ‘법신사리(法身舍利)’라 여겨

그 법신사리인 경전을 탑에 모시고 삼배를 드리며

탑돌이를 하면서 부처님과 만나고자 했다.

 

불상을 조성할 때도

부처님 몸 안에 담아 두는 복장물(腹藏物)로 경전을 모셔

그 불상에 생명력을 부여했고 살아 있는 부처님으로 섬겨 왔다.


경전은

우리가 믿고 의지해야 하는 아늑하고 굳건한 섬과 같다.

우리 마음을 쉴 수 있고 맡길 수 있는

든든한 대상으로서 경전을 믿고 받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우리는 경전의 부처님 말씀에

온 마음을 다하여 귀의하며 그 말씀에 눈을 뜨고

간절히 귀기울이며 경청하게 게 될 것이다.

부처님 말씀을 보고 읽고 들으면서 자신을 일깨우게 될 것이다.


이렇게 경전을

부처님이 설한 진실한 가르침임을 확고하게 믿고

경전을 부처님 분신으로 여기는데서 간경 수행은 출발한다.

경전에 부처님 말씀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는 것을 믿고

그 경전 구절을 지니고 외우고 익혀

그 이치를 파악하고 마음을 비추어보아야 하는 것이다.

 

더 구체적으로 말해서 경전을 보고 경전을 독송하여

그 소리가 부처님이 내 앞에서 내게 직접 법을 설하는 소리로 받아들여

그 소리가 전신으로 타고 흘러 마음을 울려주어야 한다.

 

부처님이 2600년 전에

인도라는 공간에서 설해 놓은 경전을 읽는 것이 아니라

현재 바로 이 자리에서 부처님이 내 앞에서 생생한 목소리로

진리를 설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경전을 보더라도

믿고 보는 것과 그것을 분석하고 따지는

인문학적 방법으로 보는 것과는 매우 다르다.

경전을 믿고 따라야 할 대상으로 대해야지

그것을 지식 축적의 방법이나 학문 연구의 방법으로

비판적으로 대하고 분석한다면 그것은 간경의 범주에서 벗어난다.


부처님께서는 수행자는 항상

경전을 가까이 하여 마음속에 간직하라고 했다.

마치 옷에 때가 묻으면 잿물로 몇 번이고 빨아 깨끗이 하는 것처럼

마음의 때가 낄 때에는 경전의 말씀으로 마음의 때를 씻어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어디로 가야할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을지 판단이 안 설 때,

어떻게 마음을 다스리고 그 마음을 항복받아야 할지 궁금할 때

경전을 펴고 부처님 말씀에 귀기울여야 한다.

경전에는 마음을 다스리고 관리하는

수행의 길이 자상하게 설명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전에는

소중하고 귀한 말씀이 담겨 있는 만큼 경전을 소홀하게 다루어서는 안 될 일이다.

경전과 마주할 때 부처님 대하듯 해야 한다.

따라서 경전은 항상 깨끗하게 취급해야 하고 더러운 손으로 만져서는 안되며,

세속의 잡서나 외도 경전이 있는 곳에 함께 비치하거나 꽂아두어서는 안된다.

 

경전 주위는 항상 청결하게 하고

잡다한 도구들을 올려놓아서는 안 된다.

경전에 있는 먼지를 입으로 불면 안 되며,

경상 위에 찻가루나 다른 것을 쌓아두면 안 된다.

다른 이가 경을 보는데 경상 가까이로 지나가는 것도 금해야 할 행동이다.


과거 선지식들은 경을 읽을 때

잡념이 생기거나 기침이 나거나 사람이 찾아오면 경전을 덮었다고 한다.

아무리 부피가 작은 경전이라고 할지라도

두 손으로 받들거나 머리에 이고 이동하였다.

그렇게 경전을 소중하게 여기고 간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간경행자는

독송용 경상을 따로 마련하고 경전을 잘 모시고 다루어야 한다.

마음을 다해 경전을 대하고 받들 때

그 경전 말씀에 올곧게 깨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전에 대한 믿음과 존중심이 없다면

독송을 아무리 많이 했다 한들 어떤 도움도 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간경 수행자는 항상 깨끗한 몸과 입과 마음으로

경상 위에 경전을 부처님 모시듯 펼쳐놓고 자세를 바르게 한 다음,

또박또박 소리를 내어 읽든지 마음속으로 읽는다.

읽을 때는 한 자 한 자의 뜻을 깊이 음미하고 이해하되 자신의 마음을 깊이 관조한다.


조계종 포교연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