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금강경」에서 설한 중생
「금강경(金剛經)」에 말하였다.
“그때 혜명 수보리(慧命須菩提)가 부처님에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자못 많은 중생들이 미래세(未來世)에 이 설법을 듣는다면, 신심이 생겨날 수 있겠읍니까?’
‘수보리여, 그들은 중생이 아니며, 그렇다고 중생이 아닌 것도 아니다. 무슨 까닭인가? 수보리여, 나 여래는 이렇게 말하노라. 중생 중생이라 함은 중생이 아니니 그러므로 중생이라 이름하느니라.”
이 경문의 뜻은 매우 심오하다. 옛 성현의 말씀은 비밀하고 그 뜻은 오묘하기에 많이 배운 학인들도 부처님의 뜻은 끝내 밝히지 못하였는데 정림(定林) 노스님만은 이를 해석하였다.
“혜명보살[수보리]이 보는 중생이란 제5대(第五大) 제6음(第六陰) 제7정(第七情) 중에 어느 것이겠는가? 그런데 중생의 입장에서 중생을 보고 허망하게 있다[有]고 하면, 이때 중생이란 혜명보살이 보는 중생이 아니라 중생이 보는 중생일 뿐이다. 그러므로 중생 중생이라 할 때 그것은 중생이 아니여야 비로소 소위 중생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이 법문을 듣고 조금치라도 본래의 성상(性相)을 깨달았다면 어찌 신심이 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혜명보살이 중생을 있다고 보지 않았다면 어떻게 중생을 제도하겠는가? 중생에게는 중생이 있지만 중생이 있는 것이 아니며, 혜명보살에게는 중생이 없지만 중생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이치로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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