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 「능엄경」의 중생과 세계가 생겨나는 이치/ 왕안석(王安石)
왕안석(王安石)이 재상을 그만두고 종산(鍾山)에 돌아와 여생을 보낼 때 선승을 만나면 반드시 그 도학의 깊이를 시험해 보았다. 그는 더욱이 「수능엄경」에 통달하여 일찌기 소(疏)를 지은 적이 있는데, 그 문장이 간결하면서도 막힘이 없어 여러 선사들이 상세하게 말한 곳은 생략하고, 생략된 곳은 상세하게 해석하였다. 그러므로 식견이 뛰어나지 않은 자라면 그 뜻을 엿볼 수 없을 것이다. 그는 항상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 ‘밝고 묘한 본각(本覺)과 성각(性覺)을 보아서 자기 몸[根身]과 이 세상[器界]이 생기는 것이 내 마음에서 벗어나지 않는다’한 내용을 알아야 한다.”
나는 속으로 의심해 본다.
“오늘날 종산(鍾山)의 산천경계는 하나의 도회지여서 그 속에서 노니는 자는 무려 천여 명이 된다. 어떻게 천명의 마음이 바깥 경계와 똑 같아질 수 있겠는가? 설령 천명 가운데 한 사람이 죽는다 해도 이 산천이 그를 따라서 없어지기야 하겠는가? 사람은 떠나가도 산천은 남아 있는 법. 이것이 경문에서 말한 산하대지가 생겨나는 이치이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회통하여 부처님의 본의에 부합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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