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게 송[師偈語]
세월은 빨리 흘러 잠깐 사이인데
뜬세상, 어떻게 오래 머물 수 있겠는가
영(嶺) 밖에 나올 제 내 나이 서른 둘
민 땅에 들어온 지 어느덧 40년이라
다른 사람 잘못일랑 자주자주 찾지 말고
내 허물은 모름지기 거듭거듭 없애라
붉은 가사 내리신 조정에 보답키 위해
염라대왕 두려워 않고 금어(金魚)를 몸에 찼다네.
光陰條忽暫須臾 浮世那能得久居
出嶺年登三十二 入閩蚤是四旬餘
佗非不用頻頻檢 已過還須旋旋除
爲報朝廷朱紫道 閻羅不怕佩金魚
1. 성양에 노님[遊檉洋]
청산에는 좋고 싫음이 없고
사방에는 찾아올 길도 없구나
안거해도 이르지 못할 곳에
몸 빼내 노님에는 남음 있구나
淸山無適莫 四畔無來路
安居不到處 出身終有餘
2. 학인의 물음에[因學人問事]
다른 일과 다른 사람도 끊고
자기 일과 자기 자신도 끊어서
만법을 찰나에 포함하니
다시 무슨 왕래가 필요하랴.
佗事佗人斷 己事己自裁
萬法刹那包 何用更往來
3. 징소를 보냄 [送澄沼]
홀연히 고향에 돌아간다 하니
굽이굽이 험한 길 건너
눈고개[雪嶺] 삼추(三秋)를 벗어나면
맑은 못[澄沼]엔 아무것도 없으리
忽告歸鄕去 崎嶇枉涉途
雪嶺三秋外 澄沼一事無
4. 한산시를 읽고서 [因讀寒山詩]
가엾다 한산이여
말도 많고 탈도 많구나
길을 막고 울타리 친들
당장에 빛을 찾는 것만이야 하겠나.
可憐寒山子 多言復多語
橫路作籬障 何如直下覓光舒
5. 어고*를 노래함 [咏漁鼓] 2수
내 잠시 어고가 되어
머리 매달아 놓고 대중을 위해 고생하리
스님들 차 마시고 밥 먹을 때
망치 뽑아들고 내 배를 두드리면
이 몸 비록 고기비늘 옷 입었지만
마음속엔 아무 것도 없으리
더펄새(鸕鶿)는 골짜기 가로지르며 나를 바라보지만
나는 맹세코 호수에 들어가지 않겠노라.
我暫作魚鼓 懸頭爲衆苦
師僧喫茶飯 拈槌打我肚
身雖披鱗甲 心中一物無
鸕鷀橫谿望 我誓不入湖
가엾구나, 어고여!
태어날 때부터 땅에서 공양하니
죽이고 밥이고 삭일 수 없고
빈 뱃속에서 소리만 내네.
때때로 조는 스님 놀라게 하나
게으른 사람은 번뇌만 자라나네
주지는 말 많고 시끄러우니
물속에서 헤엄치며 노느니만 못하구나.
可憐魚鼓子 天生從地養
粥飯不能硝 空肚作聲響
時時驚僧睡 懶者煩惱長
住持鬧喧喧 不如打遊漾
6. 소를 풀어줌[放牛]
이른아침 소를 놓아 이슬맺힌 풀 먹게 하니
그 길로 한낮까지 실컷 배불러 좋구나
배부른 소 더 먹을 생각 없어서
목동은 하릴없이 목동가를 부른다.
早朝放牛承露草 直至日晝干飽好
牛飽更無思食念 牛兒無事唱牛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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