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인천보감人天寶鑑

71. 정토를 눈앞에 보다 / 우(愚)법사

쪽빛마루 2015. 7. 20. 10:14

71. 정토를 눈앞에 보다 / 우(愚)법사


우(法鑑恭愚)법사(法師)는 가화(嘉禾)사람으로 유학(儒學)을 버리고 불법에 귀의하였다. 각고의 노력으로 정진하기 30년에 더욱더 수행에 힘써 하루도 그만둔 적이 없었다. 일찍이 도잠(道潛), 칙장(則章) 두 스님과 도반이 되었는데 도잠스님은 시를 잘해서 명예를 가까이 했으나 칙장스님과 법사는 빛을 감추고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지 않으며 오직 자기 일에만 힘썼다. 그런던 중에 칙장스님이 먼저 죽고 우법사도 입적할 때가 되자 대중에게 말하였다.

 "내 꿈에 신선이 나타나 알려주기를 '그대 도반인 칙장스님은 보현보살의 원행삼매(願行三昧)를 얻어 이미 정토에 가서 났다. 그곳에서 그대를 기다린 지 오래되는데 어찌 머뭇거리는가'라고 하였다. 이어서 정토의 거룩한 모습과 여러 가지 꽃이며 음악이 모조리 눈앞에 나타나더라."

 그리고는 게송을 지어놓고 돌아가셨다.

 

허공 속에 온갖 꽃이 그물처럼 피었고

꿈 속에 칠보연못이 보이네

서방정토 돌아가는 길 편안히 밟으니

다시는 한 점의 의심도 없구나.

空裏千花羅網  夢中七寶蓮池

踏得西歸路穩  更無一點狐疑 「행업기(行業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