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산 감자 구워 먹는 풍모 / 은산(隱山) 선사
은산(隱山)선사가 영공(靈空)선사에게 편지를 보내 말하였다.
"사문이 고상한 것은 부처님의 큰 자비 덕분인데 후세에 와서 시끄러워진 것은 스스로가 비천하게 굴기 때문이다. 둘씩 셋씩 짝을 지어 산속에 나타났다가는 사라지는데 그 모양이 마치 천태산 바위동굴과 다를 바가 없고, 빈번히 왕공재상들 앞에 가서 꼽추처럼 등을 구부리고 아첨을 하니 뜻있는 사람이라면 말문이 막히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근년에 와서는 똥불에 산감자를 구워 먹고 살면서 사신이 와도 일어나 인사하지 않았던 옛 분의 풍모는 아예 볼 수 없거니와 황소를 타고 다닌 유정(惟政)스님이나 지암주(志庵主) 같은 사람 한분을 찾기가 마치 땅을 파면서 하늘을 찾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이 되고 있다."
'선림고경총서 > 인천보감人天寶鑑'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 형(兄)에게 음식값을 받다 / 적실 광(寂室光)선사 (0) | 2015.07.21 |
---|---|
99. 밤마다 관(棺)에 들어갔다가 / 오자재(吳子才) (0) | 2015.07.21 |
97. 죽은 고양이를 팔다 / 간당기(簡堂機)선사 (0) | 2015.07.21 |
96. 참선의 기쁨 / 황태사 (黃太史) (0) | 2015.07.21 |
95. 말세의 본보기가 될 만한 자비 / 고암(高庵)선사 (0) | 2015.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