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선림보전禪林寶典

4. 무념위종(無念爲宗)

쪽빛마루 2016. 6. 9. 05:17

4. 무념위종(無念爲宗)

 

 나의 법문은 옛부터 모두 무념을 세워 종(宗)을 삼나니, 모양 없음[無相]으로 몸[體]을 삼고 머뭄 없음[無住]으로 근본을 삼느니라.

 

我自法門은 從上已來로 [頓漸] 皆立無念爲(無)宗하나니 無相爲(無)體하고 無住[無]爲本이니라 -敦 295 

○ 돈점(頓漸) 두 자는 군더더기임이 밝혀졌으며, 무념무종(無念無宗), 무상무체(無相無體), 무주무위본(無住無爲本)은 무념위종(無念爲宗), 무상위체(無相爲體), 무주위본(無住爲本)을 잘못 베낀 것이다.

 

 나의 이 법문은 옛부터 먼저 무념을 세워 종을 삼고, 모양 없음으로 몸을 삼고 머뭄 없음으로 근본을 삼느니라.

  

我此法門은 從上已來로 先立無念爲宗이니 無相으로 爲體하고 無住로 爲本이니라 -大 · 興 · 德 · 宗 295

○ 육조의 무념은 망상이 다 없어진 불지무념(佛地無念 부처님 지위의 무념)이다.

    

 그러므로 무념을 세워 종을 삼느니라.

是以로 立無念爲宗이니라 -敦 296

 

 그러므로 무념을 세워 종을 삼느니라.

 

所以로 立無念爲宗이니라 -大 · · · 宗 296

  

 이 가르침의 문은 무념을 세워 종을 삼느니라.

此敎門은 立無念爲宗이니라 -敦 297

  

 이 법문은 무념을 세워 종을 삼느니라.

此法門은 立無念爲宗이니라 -大 · · · 宗 297

○ 육조가 무념위종(無念爲宗 무념으로 종을 삼음)을 거듭 말씀하신 것은 육조의 근본 입장이 내외명철한 묘각무념(妙覺無念)에 있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이 견해를 버리고 생각을 일으키지 않아 만약 유념(有念 생각 있음)이 없으면 무념도 또한 서지 못하느니라. 없다[無]함은 무슨 일이 없다 함이며, 생각함이란 무슨 물건을 생각함인가? 없다 함은 상대되는 두 모양의 모든 진로(塵勞 번뇌)를 버림이요, 진여는 생각[念]의 몸[體]이며 생각은 진여의 씀[用]이니라. 자성이 생각을 일으켜 비록 보고 듣고 느끼고 아나[見聞覺知], 만 가지 경계에 물들지 아니 하고 항상 자재하나니, 「유마경」에 이르기를 ‘밖으로 능히 모든 법의 모양을 잘 분별하나 안으로 첫째 뜻[第一義]에서 움직이지 않는다’고 하였느니라.

  

世人이 離見하야 不起於念하야 若無有念하면 無念도 亦不立이니라 無者는 無何事며 念者는 念何物고 無者는 離二相諸塵勞요 眞如는 念之體며 念是眞如之用이니라 性(姓)起念하야 雖卽見聞覺知(之)나 不染萬境(鏡)而常自(白)在하나니 維摩經에 云하되 外能善分別諸相하나 內於第一義而不動이로다 -敦 297

○ 무념은 유무(有無)나 선악(善惡)처럼 상대되는 두 모양의 진로를 영원히 여읜 진여정념(眞如正念)을 말한다.

 

없다 함은 상대되는 두 모양의 진로의 마음이 없음이요, 생각함이라 함은 진여본성을 생각함이니, 진여는 생각의 몸이요 생각은 진여의 씀이니라, (삭제 부분) 진여의 자성이 생각을 일으켜 여섯 모양을 생각하여 비록 보고 듣고 느끼고 아나 만 가지 경계에 물들지 않아 참된 성품이 항상 자재하며 밖으로는 비록 모든 물질과 모양[色相]을 분별하나 안으로는 첫째 뜻에서 움직이지 않느니라.

  

無者는 無二相諸塵勞之心이요 念者는 念眞如本性이나 眞如는 卽是念之體요 念은 卽是眞如之用이니라 (削除部分)眞如自性이 起念하야 念六相하야 雖有見聞覺知하되 不染萬境而眞性이 常自在하야 外能分別諸色相하나 內於第一義而不動이니라 -大 · 興 · 德 · 宗 297

○ 이 항은 돈황본과 약간 표현이 다르기는 하나, 진로를 영원히 떠난 진여정념(眞如正念)의 근본 사상은 같다. 중간에 보조(普照)가 발문(跋文)에서 지적하여 논란의 대상이 되는 부분(眞如自性起念 非眼耳鼻舌能念 眞如有性 所以起念 眞如若無 眼耳色聲當時卽壞-삭제부분) 은 삭제하였는데, 돈황 고본에는 이 부분이 처음부터 없으므로 돈황본의 뛰어남을 알 수 있으며, 삭제 부분은 이 항의 본 뜻인 ‘진여정념(眞如正念)’을 설명해 보이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

 

 이 법을 깨친 이는 곧 무념이니 기억과 집착이 없는지라, 광망(誑妄)을 일으키지 말라. 곧 스스로 진여의 성품이니라. 지혜로써 관조하여 모든 법을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나니, 이것이 곧 성품을 보아 부처님 도를 이루는 것이니라.

  

悟此法者는 卽是無念이니 無憶無着이라 莫起(去)誑妄하라 卽自是眞如性(姓)이니라 用智慧觀照하야 於一切法에 不取不捨하나니 卽是見性成佛道니라 -敦 313

○ 법을 깨달으면 곧 무념이요, 성품을 보아 부처님 도를 이루는 것이다.

 

 이 법을 깨친 이는 곧 무념이라, 기억도 없고 집착도 없으며 망념도 없어서 광망(誑妄)을 일으키지 않고 자기의 진여의 성품을 써서 지혜로써 관조하여 모든 법을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나니, 이것이 곧 성품을 보아 부처님 도를 이루는 것이니라.

  

悟此法者는 卽是無念이라 無憶無著無妄하야 莫起誑妄하고 用自眞如性하야 以智慧觀照하야 於一切法에 不取不捨하나니 卽是見性成佛道니라 -大 · 興 · 德 · 宗 313

○ 이 항 또한 돈황본과 표현이 약간 다르기는 하나 큰 뜻은 같다. 법을 깨달으면[悟法] 무념이요 견성성불임을 말하여 준다.

  

 무념이란 모든 법을 보되 모든 법에 물들거나 매달리지 않으며, 모든 곳에 두루하되 모든 곳에 끄달리지 않느니라.

 

無念法者는 見一切法하되 不著一切法하여 遍一切處하되 不著一切處니라 -敦 318

  

 만약 모든 법을 보되 마음이 물들어 끄달리지 않으면 이것이 무념이니라.

 

若見一切法하되 心不染着하면 是名無念이니라 -大 · 興 · 德 · 宗 318

  

 모든 경계 위에서 물들지 않음을 무념이라 이름하느니라.

 

於一切境(鏡)上에 不染을 名爲無念이니라 -敦 296

  

 모든 경계 위에서 일만 가지 경계를 만나서도 마음이 늘 고요하여 생각 위에 모든 경계를 떠나고 경계 위에 마음이 나지 않나니, 그러므로 무념을 세워 종을 삼느니라.

 

於諸境上에 心若能萬境이 常寂하야 念上에 常離諸境하고 不於境上에 生心하나니 所以로 立無念爲宗이니라 -大 296

 

 모든 경계 위에서 마음이 물들지 않음이 무념이라, 자기의 생각 위에 항상 모든 경계를 떠나 경계 위에 마음이 나지 않느니라.

 

於諸境上에 心不染曰無念이라 於自念上에 常離諸境하야 不於境上에 生心하나니라 -興 · 德 · 宗 296

○ 모든 경계 위에 마음이 나지 않고 마음이 물들지 않음을 무념이라고 하는 바, 식심견성한 불지무념이 아니면 될 수 없는 것이니, 불오염(不汚染 물듦이 없음)은 곧 구경무념(究竟無念)을 말한다.

 

 무념법을 깨친 이는 모든 법에 두루 통달하며, 무념법을 깨친 이는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보며, 무념법을 깨친 이는 부처님의 지위에 이르느니라.

  

悟無念法者는 萬法에 盡通하며 悟無念法者는 見諸佛境界하며 悟無念法者는 至佛地位니라 -敦 · 大 · 興 · 德 · 宗  318

○ 이는 옛 조사들이 특히 많이 인용하는 구절로, 육조는 무념이 곧 만법진통(萬法盡通 만법이 다 통함) · 제불경계(諸佛境界 모든 부처님의 경계) · 불지위(佛地位)이므로, 식심견성하면 내외명철 · 불지무념에 이른다고 하였다. 이 법문은 언제나 한결같아 터럭만큼도 어김이 없으니, 이 법을 잇는 법손들은 이 철칙(鐵則)을 저버려서는 안 되며, 만약 어긋난다면 육조의 법손이 아니다.

 이로써 「단경」의 대강을 알았다. 「단경」의 목표는 식심견성이며 식심견성은 묘각인 내외명철이므로, 이를 반야삼매 · 해탈 · 무념이라고 한다.

 이는 점차(漸次)를 밟아 닦아가지 아니하고 당장 성불해 마친다[直了成佛]고 하는 돈수이므로, 육조는 늘 유전돈법을 고창(高唱)한 것이다. 돈법이므로 무념으로 종을 삼아서 모든 망념이 사라졌으니, 제불의 경계인 불지라고 단언하였다. 그리하여 견성이 곧 성불임을 청천백일과 같이 선설(宣設)하였으며, 깨달은 뒤에는 부처님 행을 수행[修行佛行]하였으니, 이 법을 잇는 법손들은 육조의 성의(聖意)를 바르게 전해야 한다. 그러므로 ‘돈오견성하고 차제점수(次第漸修 차례로 차츰차츰 닦음)하여 구경성불(究竟成佛)한다’는 하택(荷澤) · 규봉(圭峯)의 점수사상은 교가(敎家)의 전통이요 육조의 사상을 바로 전한 것이 아닌 지해(知解)라고 옛 조사들이 극력 배제한 것이니, 육조의 후손인 우리는 「단경」을 숙독(熟讀)하고 실천하여 삿된 길에 빠지지 않도록 힘써 노력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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