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선림보전禪林寶典

제1편 전심법요(傳心法要) 16. 육조(六祖)는 어째서 조사가 되었는가?

쪽빛마루 2016. 7. 1. 14:48

16. 육조(六祖)는 어째서 조사가 되었는가?

   

 배휴가 물었다.

 "혜능스님께서는 경전을 모르셨는데 어떻게 법의를 전수받고 6조가 되셨으며, 반면 신수스님은 500대중의 수좌로서 교수사(敎授師)의 임무를 맡아 32본(本)의 경론을 강의 할 수 있었는데 왜 법의를 전수받지 못하였읍니까?"

 "신수스님에게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니, 이는 유위법으로서 닦고 깨닫는 것을 옳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5조께서 6조에게 부촉하셨느니라. 한편 6조는 당시에 다만 묵묵히 계합하여 여래께서 은밀히 주신 매우 깊은 뜻을 얻으셨으므로 그에게 법을 부촉하셨느니라. 너는 듣지 못했느냐? '법이란 본래 법은 법이랄 것 없나니 법 없는 법을 또한 법이라 하느니라. 이제 법 없음을 부촉할 때에 법이다 법이다 하는 것이 일찌기 무슨 법이었던고?' 라고 하셨다. 이 뜻은 알면 바야흐로 출가자라고 부르게 되느니라.

 만약 믿지 못하겠다면, 어찌하여 도명(道明)상좌가 대유령 꼭대기까지 달려와서 6조를 찾았겠느냐. 그때 6조스님이 묻기를 '그대는 무엇을 구하러 왔는가 옷을 구하는가, 아니면 법인가?' 하니, 도명상좌가 '옷이 아니라 오로지 법을 위하여 왔읍니다'고 하였다. 6조께서 말씀하시기를 '네 잠시 마음을 거두고 선도 악도 전혀 생각하지 말라' 하시자 도명상좌가 말씀을 받드니, 6조께서 '선도 생각하지 말고 악도 생각하지 말라. 바로 이러할 때 부모가 낳기 이전 명상좌의 본래 면목을 나에게 가져와 보아라' 하셨다. 도명상좌가 이 말을 듣고 곧바로 묵연히 계합하고 문득 절하며 말하기를 '마치 물을 마셔 보고 차고 더움을 스스로 아는 것과 같사옵니다. 제가 5조 문하에서 30년 동안 잘못 공부하다가 오늘에야 비로소 지난날의 잘못을 깨달았읍니다' 하자, 6조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렇도다' 고 하셨다. 이제 조사가 서쪽에서 오시어 사람의 마음을 바로 가리켜 성품을 보아 부처를 이루게 하심이 언설에 있지 않음을 바야흐로 알 것이로다. 어찌 듣지 못했느냐? 아난이 가섭에게 묻기를 '세존께서 금란가사를 전하신 외에 따로 무슨 법을 전하셨읍니까?' 하니 가섭이 아난을 불렀다. 아난이 대답하자 가섭이 말하기를, '문 앞의 깃대[刹竿]를 거꾸려뜨려 버려라'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조사의 표방이니라. 몹시 총명한 아난이 30년 동안 시자로 있으면서 많이 들어 얻은 지혜 때문에 부처님으로부터, '천일 동안 닦은 너의 지혜는 하루 동안 도를 닦느니만 못하다' 고 하는 꾸지람을 들었다. 만약 도를 배우지 않는다면 물 한 방울도 소화시키기 어렵다 하리라."

 

問 六祖는 不會經書어늘 何得傳衣爲祖며 秀上座는 是五百人首座라 爲敎授師하야 講得三十二本經論이어늘 云何不傳衣닛고

師云 爲他有心이라 是有爲法이니 所修所證으로 將爲是也라 所以로 五祖付六祖하시니 六祖는 當時에 祇是默契라 得密授如來甚深意하시니 所以로 付法與他니라 汝不見道아 <法本法無法이라 無法法이 亦法이로다 今付無法時에 法法이 何曾法고>하니라 若會此意하면 方名出家兒며 方好修行이니라 若不信이면 云何明上座가 走來大庾嶺頭하야 尋六祖하니 六祖便問하되 <汝來求何事오 爲求衣아 爲求法가> 明上座云하되 <不爲衣來오 但爲法來니다> 六祖云하되 <汝且暫時斂念하고 善惡을 都莫思量하라> 明이 乃禀語한대 六祖云하되 <不思善不思惡하라 正當與麼時하야 還我明上座父母未生時面目來하라> 明이 於言下에 忽然默契하고 便禮拜云하되 <如人飮水에 冷暖을 自知니라 某甲이 在五祖會中하야 枉用三十年功夫타가 今日에 方省前非니다> 六祖云 <如是>니라하니 到此之時하야 方知祖師西來하사 直指人心見性成佛이 不在言說이로다 豈不見가 阿難이 問迦葉云하되 <世尊이 傳金襴外에 別傳何法이닛고> 迦葉이 召阿難한대 阿難이 應諾이어늘 迦葉이 云하되 <倒却門前刹竿着하라>하니 此便是祖師之標榜也니라 甚深阿難이 三十年爲侍者하야 祇爲多聞智慧라 被佛訶云 <汝千日學慧가 不如一日學道라>하시니 若不學道하면 滴水도 難消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