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설악까지...
정말 먼 길은 먼길인 것 같다.
봉정암 가기 전 약 보름 가까이 앓이를 한 것 같다.
가뿐한 발걸음으로 모두들 약속된 장소에서 정확한 시간에 출발이 이뤄졌고,
새벽 바람 가르며 열심히 용대리를 향했다.
산불 통제기간,
등산객들이 빠진 시기라 그런지 평소보다는 좀 여유 있는 산행길이다.
백담사에서 영시암 1시간,
영시암에서 오세암 1시간,
오세암에서 봉정암까지 2시간.
모두들 너무나 가볍게 제 시간 안에 도착들 하신다.
봉정암 역시 기도객 800명으로 평상시 예약인원이 2,000명인데 반해 절반도 안된다.
잘하면 한 밤중엔 법당에서도 자릴 잡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탑전에서도 기도할 수 있는 공간이 띄엄띄엄 보인다.
저녁 공양전까지 자리 있을때 기도를 해야지
아니면 자리가 없어 기도를 못할 경우도 있으리라 생각되어 법당에서 바로 기도 들어가는 도반님들.
어딜 가나 절하시는 모습만 보면 백련암에서 오신 분이란게 구분 되는 것 같다.ㅎㅎㅎ
저녁 공양후 탑전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한산하다.
다른 기도객들께 미안하거나 눈치 보지 않고도 자릴 잡고 절을 할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다.
기도하는 중에 바람에 좌복도 날려 다니고 일어설 때 바람에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기도 수차례...
그렇게 바람이 세찬데도 차가운 느낌이 들지를 않는다.
꿋꿋하게 모두들 삼천배 회향을 하고 내려들 오신다.
바람에 몇번 흔들리고 비틀거리다 보니 정신도 혼란스럽고 그냥 짐 싸들고 내려왔더니
빈둥빈둥...
법당이 조용해서 법당으로 자릴 잡고 집중하는 차에 기도시간이라고 보살님들이 자릴 잡기 시작한다.
눈치 보고 나오니 법당 밖이 조용하게 나를 반긴다.
역시~~ 하고 자릴 잡고 논 스톱...
창원에서 혜안성 보살님과 거사님, 그리고 법화성보살님(혜안성보살님 언니분)과 거사님, 법화성 보살님 도반 내외분께서 함께 금강정진회 팀에 합류해서 백담사에서 만나 봉정암에서 함께 기도하게 되었다.
멀리 강원도에서 부산, 창원분들을 만나니 그 반가움을 말로 표현이 될까?
새벽 2시 40분경 후두둑하는 소리에 내다 보니 소나기가 세찬 바람과 함께 내리기 시작한다.
지나가는 소나기란 생각과 함께 별다른 생각이 없다.
아침까지 그러기를 2차례 더 소나기가 내린다.
하늘엔 먹구름이 빠른 속도로 흘러 간다.
깊은 산중이라 이제야 진달래가 듬성듬성 피어나고 산벚나무에는 꽃과 잎이 동시에 피어 있다.
내려오는 길도 여유 있게 모두들 힘든 기색없이 너무 편안한 표정들이다.
과연 누가 밤새 기도하신 분이라고 믿겠는가 싶다.
함께 하신 도반님들 수고들 많으셨고 기도 원만회향을 축하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원하시는 바 모두 이루시고 좋은 날 되십시요.
감사합니다.
원공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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