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임간록林間錄

69. 스님들의 수행자세/ 석두 희천(石頭希遷)스님

쪽빛마루 2015. 1. 3. 11:58

69. 스님들의 수행자세/ 석두 희천(石頭希遷)스님

 

 석두(石頭)스님은 남대(南臺 : 衡山)에 암자를 짓고 오랫동안 살았는데, 하루는 우연히 쌀을 짊어지고 산을 올라오는 사람을 보고 무슨 쌀이냐고 물으니, 공양미를 보내드린다는 것이었다. 그 이튿날 당장 양단(梁端)에 있는 암자로 내려와 살다가 마침내 그 곳에서 세상을 마쳤으니 지금까지도 부도가 남아 있다.

 백장사(百丈寺)는 높은 산봉우리에 있는 절이지만 백장스님은 매일 몸소 농사를 지어 공양을 충당하였으며 이 일을 그만 두라고 권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에게 덕이 없어 대중을 고생 시킨다”고 말하였다. 대중들이 보기 민망하여 농기구를 감추어 버리자 아예 밥을 먹지 아니하였으니 그로부터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밥 먹지 않는다[一日不作 一日不食]”는 말이 생겨났다.

 예전 큰스님들 중에는 몸이 다할 때까지 이렇게 생활한 분이 많았다. 육조스님은 허리에 돌을 맨 채 방아를 찧고, 우두(牛頭)스님은 양식을 져나르며 대중을 공양하였는데 요즈음 젊은 비구들은 바루를 높이 드는 것만으로도 이맛살을 찌푸리며 팔이 시큰하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