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 잘못 유통되는 십이시가/ 지공(誌公)스님
지공(誌公 : 418~514)스님은 「십이시가(十二時歌)」에서 부처와 조사들의 오묘한 도를 크게 밝혔다. 그러나 시대가 내려오면서 어두운 자들은 그 귀절을 바꾸어 제 뜻에 맞춤으로써 본의를 매우 해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한밤중 자(子)시에 마음은 ‘무생(無生)’에 머무니
생사의 심법이 어찌 ‘유 · 무’에 속하랴마는
쓸 때 되면 쓰니 문자는 쓸모없네.
夜半子心住無生卽
生死心法 何會屬有無
用時便用沒文字
라고 하였는데, “생사가 어찌 ‘유무’에 속한 적이 있었는가[生死何會屬有無]”한 귀절은 정교하기는 하나 아래 귀절과는 문맥이 통하지 않는다. 곧 “생사가 ‘유무’에 속하지 않는다”해 놓고서 다시 “쓸 때가 되면 곧 쓴다”고 말하니 도대체 무슨 소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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